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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 이야기 - 청주북부시장 '삼미족발'

"변함없는 족발 맛과 분위기가 매력"
청주 북부시장 3대가 이어오는 맛집… 황연옥·김진성 모자
44년 전통 '삼미족발'… 추억의 맛과 공간을 '그대로'
손님들도 대를 이어 방문…삼삼한 족발 맛 찾아오기도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손님들이 찾아주시기를"

  • 웹출고시간2021.08.08 18:49:48
  • 최종수정2021.08.08 18:49:47

황연옥 삼미족발 사장이 이른 아침부터 족발을 삶고 있다. 삼미족발은 1977년부터 청주시 우암동 북부시장에서 44년의 세월동안 변함없는 맛을 선보이고 있는 청주의 대표 맛 집이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저희도 손님들도 40년 간의 추억을 이어 가는 곳입니다."

'삼미족발'은 청주 북부시장에서 1977년 장사를 시작한 시어머니부터 황연옥(66)씨, 김진성(38)씨까지 3대가 이어오는 맛집이다.

삼미족발의 족발은 일반 족발집과 달리 '단족발'을 사용한다. 족발을 삶는 방식은 처음 할머니가 하시던 방식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게의 족발은 당일 도축했거나, 도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고기를 사용한다.

생강, 마늘만 넣어도 고기가 가진 자체의 고소한 맛을 매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미족발 황연옥·김진성 모자가 삶은 족발을 식히며 다듬고 있다.

ⓒ 김용수기자
진성씨는 "양념을 크게 하지 않다보니 좋은 품질의 생족을 구하는 것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며 "그래서 욕심내지 않고 그날 판매할 양만 준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족발인데다 생족을 고집하다보니 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진성씨는 "돼지열병은 계속 막고 있을 뿐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신선한 생족을 사용하려다보니 이같은 일이 생길 때마다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또 왕족발을 많이 찾다보니 장족을 취급하는 곳이 많아졌다"며 "저희가 쓰는 단족은 취급하는 중간도매상들도 점점 줄어 업체들을 찾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료를 잘 찾고 맛을 변함없이 성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황연옥 삼미족발 사장이 족발과 함께 제공되는 얼큰한 콩나물국을 담고 있다.

ⓒ 김용수기자
삼미족발의 히든 메뉴는 '수제비'다. 식사 시간에 수제비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룰 정도다.

수제비는 손으로 뜯는 방식이 아닌 칼이나 수저로 떠서 만들어진다.

전날부터 숙성을 통해 부드럽고 쫄깃한 수제비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옥씨는 "수제비 역시 시어머니때부터 만들어온 메뉴다. 다만 족발을 드시다가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드렸던 것으로 메뉴판에 올렸던 메뉴도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족발과 함께 나가던 콩나물 국에 황태를 넣고 수제비를 넣으면 시원하겠다 싶어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 드렸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연옥씨 모자는 손님들이 삼미족발을 오랜세월 찾는 이유로 '40년 간 변하지 않는 맛과 가게 분위기'를 꼽았다.

긴 세월동안 삼미족발에서 변한 것은 아궁이가 가스시설로 바뀐 것 뿐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궁이에 연탄불을 활용해 족발을 삶았다고 한다. 장사를 안할 때도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써야만했다.

가스시설로 바뀐 것은 시장에 아케이트가 설치되면서 안전상의 문제때문이었다.

진성씨는 "가게도 대물림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손님들도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다"며 "젊은 시절부터 오셨던 할아버지가 이제는 아들, 손자를 데리고 온다. 또 주변에 관공서에서 팀회식으로 막내 때 오셨던 분이 이제는 팀장이 돼 직원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흐뭇하게 이야기 했다.

이어 "최근 한약제나 향신료 향이 강한 족발들이 인기를 끌다보니 오히려 삼삼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부러 찾아오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단골 손님들이 있지만 그중에 기억에 남는 손님은 '인생의 마무리 단계'에서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다.

진성씨는 "돌아가시기 전에 본인이 자주 다녔던 곳을 둘러보고 싶으시다며 자녀분들이 가게로 모시고 온 몇분이 계신다"며 손님들을 떠올렸다.

이어 "음식을 드시지는 못해도 가게에 오셔서 어머니 얼굴을 보시고 가신다"며 "그런 분들을 볼때마다 가게 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연옥씨는 "그분들이 젊었을 땐 우리 가게도 한참 바쁜 시절이다. 퇴근 후 한 잔씩하고 들어가던 날의 젊은 추억인듯 하다"며 "그분들이 노인이 돼 자제분들과 함께와서 이곳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세월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백년가게’ 삼미족발을 운영하는 황연옥·김진성(왼쪽) 모자. 쫀득쫀득한 족발과 얼큰한 수제비로 유명한 삼미족발은 3대가 이어오는 ‘충북대물림 전통음식 계승업소’, ‘백년가게’에 선정된 청주의 대표 맛 집이다.

ⓒ 김용수기자
연옥씨 모자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연옥씨는 "큰 욕심 없다"며 "지금같이 항상 오시는 손님들이 건강하게 쭉 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진성씨 역시 할머니와 어머니가 만들어온 가게를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마음이다.

그는 "처음엔 어떻게 하면 손님을 조금 더 끌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정작 가게를 운영하며 지금을 유지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가게일수록 추억을 찾아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 가게 분위기라는 것은 함부로 바꾸기가 어렵다"며 "앞으로도 삼미족발의 맛과 모습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하며 환히 웃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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