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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 이야기 7. 서문시장 삼남매생삼겹살

"음식으로 진심을 전합니다"
야채장사부터 삼겹살 가게까지… 서문시장 터줏대감 곽병일·신해순 부부
특제 간장소스와 10여종 반찬 제공… 직접 개발하고 만들어 제공
손님들에게 위로가 되는 식당
코로나19로 줄어든 손님 고민 늘어

  • 웹출고시간2021.09.13 20:06:19
  • 최종수정2021.09.13 20:06:19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에서 '삼남매생삼겹살'을 운영하는 곽병일·신해순 부부는 질 좋은 삽겹살은 물론 특제 간장소스와 10여종 반찬을 손님들에게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야채 식자재장사로 시작해 삼겹살 식당까지 30년 역사를 함께하고 있어요."

서문시장의 '삼남매생삼겹살'은 시장에서 30여년 세월을 지켜온 곽병일(65)·신해순(64)씨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병일·해순씨 부부는 어머니부터 이어온 야채를 비롯한 식자재 유통을 20여년간 운영해왔다고 한다.

서문시장에 삼겹살거리가 조성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로 도심공동화현상과 전통시장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병일씨는 "오랫동안 식자재 유통을 해왔기 때문에 삼겹살 가게 운영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아내도 나도 하던 일이 아니다보니 결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운을 뗐다.

부부는 오랜 고민 끝에 슬하의 '삼남매'를 생각하며 '삼남매생삼겹살'가게 운영을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넓은 공간과 특제 간장소스, 다양한 반찬은 손님들을 빠르게 사로잡았다.

특제 간장소스는 해순씨가 수차례 시도를 통해 만들어낸 수제소스다. 기존 청주삼겹살의 특징인 간장물에 적셔 굽는 방식을 활용했다.

해순씨의 묽은 간장소스는 한 달에 두세 번 가량 직접 만들어진다. 들어가는 재료는 한약재부터 사과, 배, 생강, 키위 등 해순씨가 직접 배합한 재료로 구성돼 있다.

해순씨는 "우리만의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넣어가며 연구했다"며 "한약재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삼겹살 맛이 안살아 고기에 적합한 재료와 과일들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덕분에 간장만 팔아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이야기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곳의 삼겹살은 같이 나온 해순씨의 간장 소스에 푹 적셔 구워먹는 것이 맛의 비법이다.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에서 ‘삼남매간장생삼겹살’을 운영하는 곽병일 사장이 삽겹살을 손질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병일씨 "소스를 한 번 만들 때마다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이기 때문에 4시간 정도 걸린다"며 "더운 여름철에는 소스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해순씨의 노력을 이야기했다.

이어 "삼겹살을 간장 소스에 담가놓고 천천히 드시면 소스가 고기에 배어 맛있어진다"며 "잘 모르시는 분들은 살짝 뭍히기만 하시는데 충분히 적셔드셔야 맛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스에 뭍혀 고기를 불판에 얹으면 처음에는 한약냄새가 올라오지만 익으면서 한약향과 고기의 잡냄새가 같이 없어진다"며 "과일이 들어가 육질도 훨씬 부드러워진다"고 덧붙였다.

삼남매삼겹살집은 다양한 반찬으로도 유명하다. 반찬 역시 해순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기존의 식자재 유통을 규모를 줄여 납품만 운영하고 있다보니 납품 후 남는 식자재를 활용하면서 점점 다양해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들이 줄어들면서 반찬을 많이 해둘 수 없어 종류를 줄인 것이 10여 가지다.

해순씨는 간장소스도 반찬도 늘 손님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폈다고 한다.

처음 하는 음식 장사라 고민도 두려움도 컸던 만큼 손님들을 늘 관찰하고 피드백을 통해 좋은 반응을 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발하고 바꿔나갔다.

해순씨는 "삼겹살 가게인 만큼 파절이가 제일 중요하다. 파절이 소스도 고춧가루를 미리 숙성시켜 풋내가 나지 않게 한다"며 "미리 식초하고 배합해 숙성시켜 놓으면 맛도 있고 색도 더 예뻐진다"고 이야기했다.

병일·해순씨 부부가 진심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대하는 만큼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받은 단골 손님들이 있다.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에서 '삼남매간장생삼겹살'을 운영하는 신해순씨가 손님들이 사용했던 탁자 등을 소독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해순씨는 "5년 전 어린 딸 둘을 데리고 가게로 들어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가끔 저녁 때 찾아와 남편은 술 한 잔을, 아내와 아이들은 식사를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예뻐 자주 말을 붙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동안 뜸하더니 남편이 아이들만 데리고 왔더라. 알고보니 아내가 셋째를 가져 못 왔다고 하길래 축하해줬는데 최근엔 막내를 유모차에 끌고 다섯식구가 다시 찾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야기 하길 처음엔 아이와 지나가는 길에 식당안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아이가 가자고 해서 왔었다"며 "그 당시가 너무 힘든 시기였는데 가게에서 술 한 잔 밥 한 술이 그렇게 위로가 됐다더라"고 이야기했다.

병일씨는 "지금은 그분이 대학 교수님이 됐다. 코로나 전에는 학생들을 데리고 온 적도 있다"며 "지금도 못 잊어서 찾아온다며 몇 달에 한 번은 꼭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 젊은 부부 외에도 삼남매 삼겹살집을 다녀간 고객들은 부부의 따뜻함에 시간이 지나서도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병일·해순씨 부부의 어느 것 하나 허투로 하는 것이 없는 노력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는 서문시장의 북적이는 저녁시간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삼겹살 메뉴 특성상 점심시간 보다는 술 한 잔을 걸칠 수 있는 저녁 시간이 주력 시간대다.

병일씨는 "코로나 전에는 저녁 때 마다 식당을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며 "요즘은 노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손님을 한 팀도 못 받을 때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가게 안쪽에 크게 회식을 할 수 있는 대형 손님방은 코로나19 전까지는 예약 쟁탈전이 있을 정도 였지만 코로나 이후 활용 못한 지 2년이 다 돼 간다"고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병일씨와 해순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워진 만큼 다들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며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돼 우리도 손님들도 이웃 가게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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