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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이야기 - 청주 가경터미널시장 가마솥손두부

"행복한 마음으로 만드는 두부"
김인호·하봉희 부부
인호씨 어머니 '박병순'여사님께 항상 감사해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큼 맛있는 두부 만들고싶어"

  • 웹출고시간2021.12.05 17:46:40
  • 최종수정2021.12.05 17:46:40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가마솥순두부를 운영하는 김인호·하봉희 부부가 밝은 표정으로 고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가마솥순두부는 즉석 순두부와 국산 청국장 등을 판매한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매일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해도 두부 만들 때가 너무나 행복합니다."

가경터미널시장에 가마솥손두부 가게는 손님들에게 행복한 두부를 판매하는 김인호(60)·하봉희(56) 부부가 8년째 운영중이다.

가게의 불빛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전날 불려둔 콩을 갈고, 끓일 인호씨가 켠다.

봉희씨는 "남편이 5시쯤 출근하면 나는 8시 30분~9시 사이에 가게로 나온다"며 "남편은 항상 끓는 콩을 저으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말 행복하게 일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가마솥순두부를 운영하는 김인호씨가 직접 만든 즉석 순두부를 판매대로 옮기고 있다.

ⓒ 김용수기자
인호씨는 "일 자체를 즐겁게 하려고 항상 내 자신을 그렇게 만든다"며 "어차피 하는 일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하면 나만 손해다. 그리고 정말 즐겁다"고 설명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항상 즐거워야 나도 좋아지고, 손님들에게도 가게 주인이 밝고 신이 나야 서로 좋다고 생각한다"며 "세상사는 게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부부가 가게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 봉명동에서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나서였다고 한다.

인호씨 어린시절부터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팔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밤마다 교대로 맷돌에 콩을 넣어 갈았던 기억이 있다"며 "식당을 운영할 때도 한켠에서 어머니는 직접 전통방식으로 두부를 만드셨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봉희씨는 두부 가게를 시작하는 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봉희씨는 "성공할 확률이 반반인데다 식당을 접은 후이다보니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며 "그럼에도 한 번 해보고싶다고 하니 또 함께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인호씨는 "우리 식구(봉희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저 사람과 같이 안 했다면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마솥손두부 가게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두부·비지·청국장이 주력이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콩은 인호씨 큰형님이 직접 농사 지은 콩이다. 간혹 모자란 경우에만 도매상에서 가져온다.

비지와 청국장은 부부가 직접 띄워 만들고 있다. 비지는 가게 안의 방에서, 청국장은 시골의 큰형님집 곁에 황토방을 만들어 띄운다.

인호씨는 "청국장은 온도조절 등 환경에 매우 예민하다"며 "처음에는 청국장도 방에서 했지만 생각보다 잘 안뜨더라. 계속 환경을 맞추기위해 도전하고 버리고 버리고 하다가 시골에 형님집에 황토방을 조금 만들어 띄우는 것을 성공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가마솥순두부를 운영하는 하봉희씨가 두부를 잘라 판매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봉희씨는 "그 부분도 어머님이 계속 관리해주고 계셔 도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게의 두부는 전통방식과 기계를 접목해 만들고 있다. 가게를 연 처음 2년간 가게 바깥에 가마솥을 걸고 전통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인호씨는 "대량으로 만들어내야 하다보니 체력과 환경의 한계가 느껴져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기계를 도입했다"며 "맛의 차이가 있는건 분명하지만 방향의 차이일 뿐 여전히 정말 맛있는 두부의 맛을 유지한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했다.

두부와 청국장 맛에 대해 인호씨는 "어린시절부터 정말 맛있는 두부와 청국장을 먹어온 만큼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가게를 연 1년동안은 그 맛을 찾기까지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소량으로 만드는 것과 대량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버린 두부도 정말 많고, 고생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건강한 두부를 만드는 인호씨는 두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건강도 되찾았다.

손이 많이가는 음식인 만큼 일찍부터 가게를 운영해야 하기에 밤시간을 허투로 보낼수 없어서다.

인호씨는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 일 때문에 내 생활습관이 완전히 다 바뀌어 잔병치레인 감기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다섯시에 나와야하니가 저녁엔 술도 안먹는다. 평일엔 거의 안먹고 주말에 한 두 번 먹을 정도"라며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대충 사는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가마솥손두부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부부는 '늘 한결같은'마음과 '최고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인호씨는 "두부가 사실 뭔가 특별하게 맛이 자극적이거나 한 것은 아니다. 건강한 고소한 맛"이라며 "그렇다보니 두부의 고소함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손님들이 다른 곳과 비교해 우리 두부가 맛있다고 얘기해주시고 찾아주셔서 늘 고맙다"며 "그렇기에 맛 하나만큼은 변치않고 잘 만들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희씨는 "'늘 처음처럼'이라는게 중요한 것 같다"며 "처음 가게를 열고 손님이 한 분, 두 분 찾아올 때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그때만큼의 마음가짐을 갖지 못할 때가 있는데 다행히 그럴때면 남편이 한 번씩 지적을 한다"며 "그때마다 '아차'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가마솥순두부를 운영하는 김인호·하봉희 부부가 이른 아침부터 두부를 직접 만들고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10년 전 부부가 어머니와 식당할 때 오던 손님들이 지금의 가게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봉희씨는 "예전과 다른 동네임에도 소문을 듣고 오시기도 하고 우연찮게 시장에 들렀다가 만나면서 찾아오시기도 한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전했다.

인호씨는 두부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남다른 앞으로의 목표를 갖고 있다.

인호씨는 "연구 중인 두부 맛이 있다"며 "정말 모든 사람들이 상상도 못한 색다른 두부 맛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어 "고기는 '어디가 맛있네, 저것이 맛있네' 라고 하지만 두부는 다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며 "정확하게 언제, 어떤 것을 만들지는 모르지만 머릿 속을 번쩍하는 맛이 없을까 하고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부부는 두부 가게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하는 인호씨 어머니인 '박병순 여사'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이야기 했다.

봉희씨는 "저는 어딜가든 저희 어머님인 박병순 여사님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처음 가게 시작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꼭 감사의 마음을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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