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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이야기 - 청주 가경터미널 시장 신선수산

"든든한 가족과 따뜻한 손님들이 원동력"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돕는 '끈끈함'…이관희(58)·라인옥(54)부부
따로 손질이 필요없도록 꼼꼼하고 깨끗한 손질
"천천히 해도 괜찮다"응원부터 한겨울 일손 도움 손님까지

  • 웹출고시간2021.11.28 19:11:28
  • 최종수정2021.11.28 19:11:28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신선수산을 운영하는 이관희·라인옥 부부가 생선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한 번도 안 해본 생선장사에서 온 가족이 경력자가 됐습니다."

대구에 있던 라인옥(54)씨가 청주 가경터미널 시장에서 '신선수산'을 운영한 지 10여년이 됐다.

지금은 회사를 퇴직한 남편 이관희(58)씨와 함께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당시 아이를 키우며 떡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동생을 돕기 위해 인옥씨는 자녀들과 함께 청주로 올라왔다.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신선수산을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라인옥씨가 생선을 다듬고 있다.

ⓒ 김용수기자
인옥씨는 "3년 정도 동생일을 돕다보니 맞은편 가게에 자리가 났다"며 "남편과 동생의 적극적인 추천과 지원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옥씨는 2011년 12월 가게를 시작했다. 생선가게를 하고자 마음 먹고 인수를 받기 전 한 달간 생선 손질을 배웠지만 이전까지 해본 적이 없던 그녀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오징어 한 번 안 따본 사람이 한 달 배우고 장사를 했다"며 "앞에는 고객이 서있고 동태포는 제대로 뜨는 방법을 모르겠고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라고 그날을 회상했다.

다행히 초보 사장님인 인옥씨를 손님들은 보채지 않고 기다려줬다고 한다.

인옥씨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분이 있다"며 "그날도 긴장해서 손도 떨리고 땀도 나며 동태를 뜨고 있었다. 꽁꽁 언 동태를 포를 뜨려니 쉽지도 않고 모양도 잘 안나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한 손님이 '이거 못 떠도 괜찮다. 어차피 입으로 들어가는데 어떠냐'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다.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말해준 한 마디가 지금까지 장사를 할 수 있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한 겨울에 혼자 정신없이 장사를 하고 있으면 조용히 옆에 와 한 시간이고 계산을 도와준 손님도 있다.

고마운 손님들을 위해 인옥씨는 혼자 있는 시간이면 생선 손질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혼자 연습을 하는 동안 다친 곳도 허다한데다 손목이며 팔목 관절도 성한 곳이 없다.

인옥씨는 "동태를 살짝 해동해 포를 떠야하는데 그때는 그걸 모르고 힘으로 하려다보니 손을 많이 다쳤다"며 "혼자 장사할 때라 손님들이 다 가고 나서야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손님들이 기다리니 마음은 급하지만 꼼꼼히 손질해야하다보니 대충할 수 없었다"며 "깨끗하게 꼼꼼히 손질하는 것이 내가 손님들을 잡을 수 있는 차별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관희씨는 "혼자 하면서 동태 포대에 발이 찧어 발가락이 부러졌느데도 손님들로 인해 쉬지도 못하고 깁스를 한 채 장사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처음에는 물건 보는 법도 잘 몰랐던 부부지만 10년사이 온 가족은 생선 전문가가 됐다.

관희씨는 "도매 주문을 우리가 매일 팔아야하는 만큼만 소량씩 주문하고 있다"며 "물건이 들어오면 냉장실에 보관하고 좌판에는 소량만 내놓는 것도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손님한테만 파는 것이 아니고 우리도 먹는 음식이다. 그러니 더더욱 꼼꼼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꼼꼼하고 친절한 부부 덕에 이곳의 손님들은 '단골'손님이 많다

인옥씨는 판매하는 생선을 집에 가져가 바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손질한다.

청주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신선수산을 운영하는 이관희씨가 판매하고 있는 젓갈을 정리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관희씨는 "고등어는 뼈까지 다 발라주고 동태는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깨끗이 손질해줄 것"이라며 아내의 솜씨를 자랑했다.

이어 "조기도 여름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매일 내장을 다 손질하고 직접 건조시켜 판매한다"며 "여름이되면 건조를 위한 선풍기가 가게 안에서 네다섯 대가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신선수산의 가장 신입직원(?)인 관희씨는 지난 35년간 초정밀 광학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가게 시작 당시 같이 장사를 하려 했지만 회사의 만류로 낮에는 회사생활 저녁에는 가게 정리를 도왔다고 한다.

관희씨는 "퇴근후 좌판의 얼음들을 모두 정리하는 게 일상"이라며 "직업특성을 살려 좌판 냉기를 보호해줄 유리판도 직접 수소문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바쁜 관희씨를 대신해 두 아들이 든든하게 엄마 곁을 지켰다.

관희씨는 "큰 아들이 군 제대 후 2년 이상, 작은아들도 1년 이상 생선손질을 배우고 옆에서 도왔다"며 "제가 제일 신입"이라고 이야기했다.

인옥씨는 "아들들이 든든하다. 아들이 없으면 병원가서 치료받기도 어렵다"며 "큰아들은 취업을 해 명절이나 쉬는 날에는 함께 일을 도와주고 있고, 작은아들도 요즘 계속 함께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온 세월에 대해 관희씨는 "정말 10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힘들고 고됐던 만큼 이제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저사람(인옥씨) 많이 고생시킨 건 마음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인옥씨는 "동생을 비롯해 가족들 간에 서로 도우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그저 다치지말고 건강하게 우리가 힘낼 수 있을 때까지 무난하게 가게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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