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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 이야기 - 청주 북부시장 '건강떡집'

"시장에서 30년세월 고마움, 보답하고파"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아 '30년' 운영 박경순씨
친절하고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이 원칙… 매년 연말 쌀 기탁
"힘든 상황이지만 한결같이 내 자리를 지킬 것"

  • 웹출고시간2021.08.01 16:29:58
  • 최종수정2021.10.04 16:09:56

청주시 우암동 북부시장 내에서 30년 간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건강떡집’ 박경순(68)씨가 환한 웃음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북부시장 이 자리에서 떡판매로 다섯 자매를 키웠어요.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건강떡집'은 청주 북부시장에서 3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며 운영되고 있다.

박경순(68)씨와 남편은 북부시장 사거리 코너에서 장사하던 시어머니와 큰형님 내외에 이어 1994년부터 지금까지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떡은 북부시장을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다.

경순씨네 떡집도 과거에는 '돈을 셀 시간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특히 청주에서 출발하는 산악회와 사찰 행사로 고정된 주문량이 많았다.

경순씨는 "코로나 전까지만해도 새벽부터 문여는 것이 당연했다"며 "청주체육관에서 아침 7시면 출발하는 산악회에 떡을 가져다 주려면 새벽 5시부터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우암동 북부시장 내 '건강떡집' 박경순(68)씨가 떡을 포장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이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떡을 찌고 포장·판매하다보면 하루가 다 갔다"며 "매장에 떡을 만드는 직원들도 셋이나 있었고, 콜 배달하는 분도 따로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떡을 만드는 방식은 30년 전 시어머니와 형님이 하던 방식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건강떡집의 떡 종류는 찰떡, 마구설기, 모시송편 등을 비롯해 약 15가지다.

경순씨는 "손님들이 제일 많이 찾는 것은 찰떡, 호박떡, 마구설기"라며 "특히 마구설기는 단호박고지와 울타리콩 등을 넣어 만드는데 어르신들이 아침대용으로 먹을 수 있어 참 좋아하신다"며 미소지었다.

떡을 만들 때는 국산 재료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경순씨의 제1원칙이다.

쌀부터 밤, 팥, 서리태 등 국산 재료가 주는 맛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보기 때문이다.

최근 곡물 가격이 많이 올랐어도 국산 재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맛있는 떡 외에도 고객들이 경순씨를 오랜 세월 찾는 이유는 '친절함과 정직함'이다.

경순씨는 "지금껏 장사하면서 남은 떡을 다시 쪄서 판매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당일 만들어서 당일 판매하는 것이 또하나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팔다가 남은 떡은 냉동실에 얼렸다가 푸드뱅크에 모두 기부하고 있다"며 "손님들도 이런 점들을 알아주시고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만큼 '건강떡집'은 단골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주로 60대 이상 중년층 고객이다.

젊은 시절 방문했던 고객들이 이제는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경순씨가 5자매를 업어 키울 때부터 찾아주는 손님들 중에는 "참 변함없이 열심히 잘 한다"며 연을 오랫동안 이어가면서 도와주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경순씨네 떡집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직원들 두고 일해야 수요를 맞출 수 있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경순씨네 부부와 배달원만 있다. 지난해까지 2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결국 그만두게 됐다.

경순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악회 운영과 절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가 멈췄다"며 "공급하던 산악회만 해도 10곳이 넘었지만 이로 인한 거래가 모두 끊겼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세무서로부터 일반사업자에서 간이사업자로 변경됐다는 고지서를 받았다"며 "직원없이 우리 부부가 오전 8시께에 나와 일해도 충분한 정도"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이겨내야지'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코로나만이라도 끝나면 좀 나아질 것같다"고 이야기 했다.

30년간 열심히 살아온만큼 이제는 무릎과 허리도 성치 않다. 쌀을 불리고 건져 떡으로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청주시 우암동 북부시장 내 '건강떡집' 박경순(68)씨가 가래떡을 뽑은 후 뒷정리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그럼에도 경순씨는 '열심히' 그대로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기다려보겠다고 이야기한다.

시장에서 보낸 시간이 긴 만큼 경순씨는 북부시장에 대한 감사함을 '기부'활동으로 보답해 나가고 있다.

약 10년 전 우암동 동장에 대한 감사함으로부터 시작된 쌀 기부는 가게 매출과 상관없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경순씨는 "예전에 우암동 동장님이 우리집 떡이 참 맛있다며 찾아주고 주변에 알려준 것이 고마워 시작하게 됐다"며 "동사무소에 3년 구청에 7년이니 올해로 10년 정도 됐다"고 기부활동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분이 동장으로 계실 동안 동사무소에 기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 이제는 내가 이 시장에서 끝날 때까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동안 아이들을 키우고 먹이고 살리고 한 곳이 이 동네"라며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해도 더 힘든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이 장사를 하는 날까지는 좋은 일은 이어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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