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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과거의 여성은 대부분 결혼 후 남편이 있는 곳에 살았다. 거기서 여생을 보냈기 때문에 거리가 멀다면 친정과의 왕래가 적었다. 결혼으로 딸은 멀리 떠나 버리고 아들은 부모를 부양한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남성 중심의 가정구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들의 출산은 절실했고, 아들을 귀하게 여겼다. 따라서 차별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화나 소설의 소재에도 등장한다. 대표적인 드라마가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아들과 딸’ 이다.

가까운 친구는 이 드라마를 보고 남동생이 갑자기 심한 감기에 걸렸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혹한기 어린 남동생이 기침을 많이 해서 부모님께 알려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친구에게 누나가 되어서 동생이 아프도록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심한 호통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친구의 나이 고작 여섯 살이었고 본인 역시 어렸기 때문에 아이가 아픈 전조 증상 몰랐다고 했다.

멀지 않은 과거의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사회와 과학의 발달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확립된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통신매체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어디서든 가족들을 만날 수 있고 가깝게 왕래하는 시대에 도래했다. 전화로 언제든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친정으로 가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또한, 윗세대에서는 아들이 부모를 봉양한다는 생각도 희미해졌다. 퇴직 후의 인생에 대해 계획하고 준비하여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노인을 위한 시설 확대 역시 변화를 도래하기 위한 큰 역할을 했다.

다시 과거를 언급하자면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여성은 자녀 양육과 집안일에 힘쓰며 주부로서 삶을 살았다. 시간이 지나서 점차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의 확산과 남녀평등의 인식이 자리 잡았으며 여성의 일자리 확대와 사회활동이 덩달아 많아졌다. 여성도 차별 없이 원하는 교육을 받고 능력에 따라 꿈을 키우고 자신의 역량을 펼쳐나가고 있다. 오늘날은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경제적인 요소뿐 아니라 일을 통해 자기계발 및 자아실현을 도모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활동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 남성에 국한되었던 경제활동을 여성도 하게 되어 더욱 풍요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그러나 육아로 인해 누군가는 그 여성을 위한 도움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 다수의 가정에서는 남편이 직장을 다니고 아내가 집안일을 하거나 맞벌이를 한다. 드물게 남편이 집안일을 하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한다. 누군가 아이를 양육할 상황이 된다면 남녀의 역할은 따로 없다. 실제 남성 가운데서 여성보다 더욱 육아와 살림을 살뜰히 잘하고 꼼꼼한 이도 있다. 여성 역시 사회적, 경제적 역량이 남편보다 뛰어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 육아 문제에서 난관을 겪는다. 우리 사회는 초등학교의 돌봄교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종일반 등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 지자체에 따라 집으로 와서 아이를 봐주는 돌봄 사업도 있다. 직장을 다니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이다. 그러나 특별한 사례가 있다. 바로 아이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전염성 질환으로 유아교육 기관에 보낼 수 없을 때이다. 반드시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며 입원을 하는 일도 종종 있으며 독감과 같은 전염성 질환에 걸리기도 한다. 이 문제는 누군가가 대신할 수 없다. 아직도 사회진출을 원하는 여성들조차 전업주부와 맞벌이라는 선택의 길에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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