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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겨울이 되면서 뜨개질을 취미 삼아 배우고 있다.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배우는 것을 즐긴다. 어떠한 요행이 없이 순전히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솔직하고 매력적이다. 또 배우다 보면 취미가 맞는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도 있다. 실을 떠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면 시간과 정성을 많이 투자 하지만 그에 따른 보람도 매우 큰 편이다. 더불어 뜨개질을 하는 동안 무념무상에 잠겨 여러 잡념이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집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가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정성을 오롯이 쏟고 집중을 하는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뜨개질의 기초인 코 잡는 법과 겉뜨기를 반복하는 방법을 배워 인근 학교에 뜨개질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넥워머를 떠서 본인이 하거나 저체온증 아이를 위한 기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여성적인 취미 생활이나 남학생들도 잘 따라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서투른 솜씨지만 이내 익숙해지니 담소를 나누며 뜨개질을 할 정도로 숙달되었다. 반복적인 작업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뜰수록 길어져가는 뜨개질에 흥미를 느끼는 듯 보였다. 한참 후, 비교적 뜨개질을 잘 하는 남학생이 하는 말을 꺼냈다. 뜨개질을 처음 해 보았지만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넥워머를 만들어 본인이 할 계획인데 스스로를 위해 이토록 정성을 쏟아본 적이 처음이라 흥미가 생긴다고 했다.

그 학생을 고등학교 입시 결과를 기다리며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마음은 계속 불안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고입을 앞둔 학생들의 비슷한 심리가 아닐까 싶다. 또한 뜨개질을 통해서 안정감을 얻고 본인을 위한 시간이라 생각하니 뿌듯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학생의 이야기는 뜨개질을 하며 필자가 느껴왔던 감정과 비슷했다. 특히 정성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 만든 뜨개작품은 쉽게 타인에게 선물하기 어려웠다. 스스로 할 수 있지만 본인에게 역시 평소에는 본인에게 투자하는 시간과 정성이 많지 않아 실을 뜨는 행동 자체가 귀한 시간과 노력이었다 할 수 있었다. 뜨개질을 통해 작품을 만들며 선물도 해 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정성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선물을 하게 되는 스스로의 패턴도 발견했다.

이와 비슷하게 금전운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그림을 사업이나 개업을 하는 곳에 주로 선물을 하는 편이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프린팅 된 해바라기 그림도 줄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직접 그려 선물한 해바라기 그림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그림에 담겨진 상대에 대한 마음과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 속에 깃든 정성, 그림을 그리기 위해 투자한 귀한 시간을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림이 값비싼 이유도 혼신을 다해 작품에 임하는 작가들의 노력과 고충이 그 작품에 내재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도 이와 같이 정성을 들여 살아가 보면 어떨까 싶다. 뜨개질을 배우며 느껴왔던 것들이 '정성'의 의미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보게끔 했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지만 대충 살아왔던 시간들도 분명히 기억이 난다. 삶에 '정성'이라는 개념을 접목해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 가닥 한 가닥 실을 뜨는 마음으로 매 순간마다 다가오는 삶의 과제를 의미를 부여하고 정성을 다해 떠 내려가 보는 것은 어떨까. 완성점이 가까워 오는 뜨개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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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