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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가끔 아파트 벤치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면 바쁜 일상 속에 쌓여있던 묵힌 마음의 짐과 복잡한 심경들이 다소 완화되는 듯해 시간이 한유할 때마다 멍하게 나무를 바라보며 긴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한 자리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들을 보며 그 우직함과 삶의 본질적 통찰을 닮고 싶다. 하염없이 뻗은 나뭇가지들과 빽빽이 얽힌 나뭇잎의 잎맥들을 통해 인간사의 다양함과 복잡함을 생각하곤 한다. 삶은 먼 곳에서 바라보면 아름답지만, 현실적으로 절대 단조롭지만 않다. 어느 날 아파트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한창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기분 좋은 풀과 나무 향기가 났다. 멀끔하게 정돈된 나무들처럼 삶에 있어서 나쁜 감정과 불필요한 부분들이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문득 해 본다.

최근 나무를 통한 인간사의 고찰을 주제로 한 회화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나뭇가지를 인간사의 다양함으로 생각하고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회화로 표현된 나뭇가지가 과장되어 작품이 섬세하지만 복잡한 기운이 감돈다. 한지에 물감이 스밀 듯 스미지 않는 긴장 속에서 작업에 임한다. '인간사'라는 복잡하고 무거운 주제를 공감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다양성' 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다. 다소 일찍 결혼하여 주부로서 학부모로서 역할을 다하던 친구는 얼마 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했다. 늦게나마 꿈을 펼치기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하는 친구를 응원했다. 그러나 친구는 자신감이 상실한다며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가족들은 친구를 위해 물심양면 협조했지만, 가까운 아이의 학부모가 부정적으로 대했다고 한다. 그 학부모의 의견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 시험이며 공부와 자녀 양육을 함께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심정을 족히 이해했다.

필자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취미 활동을 하며 가까워진 지인이 믹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인은 원두를 마셔보라고 권했다. 믹스 커피보다 건강에 이로우며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조언도 해 주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믹스 커피를 마시다 보니 원두커피가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어느 날, 식당에서 함께 점심 식사 후 자연스럽게 믹스 커피 자판기 앞으로 다가가는 나에게 지인이 왜 원두를 즐겨 마시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취향을 바꾸기가 쉽지가 않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인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덧붙여 내 건강을 위해 좋은 취지로 원두커피를 추천해 주는 것이라 말했다. 내가 마치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삶의 기준과 가치관은 개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경험에 따라 사상과 사고방식, 개별적 습관과 문화 등은 비슷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 살아가며 느끼는 부정적인 점은 새로운 사람과 가까이 지내기 힘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가까워지면 자신의 기준에서 편협한 시각으로 타인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기준에 일일이 맞출 수 없으므로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과 굳건함을 갖추는 자세가 필요한데 이것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요소지만 다양성을 이해하는 본질이라 할 수 없다. 더욱 필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지하고 상호존중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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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