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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다른 지역으로 강의를 하게 된 한 강사님을 만났다. 아무래도 먼 지역은 운전이 서툴러 열차를 타고 가려 했다. 항상 자차 운전에 익숙한 터라 열차예약을 못내 어려워했다. 열차 앱을 깔아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간단히 예매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못내 어려워하더니 결국 전화로 예약을 했다. 생각보다 전화예매가 간단하고 더 빨리 끝났다. 강사님은 젊지만, 나이의 여부와 관계없이 아날로그적 생활방식이 편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는 손가락만 움직이면 인터넷상으로 더 빠르게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뱅킹을 주로 이용하는 나는 이 편리함을 몸소 직감하고 있다. 통장개설에서부터 시작해 저금이나 송금 문제를 빨리할 수 있어 좋다. 인터넷 뱅킹이 없다면 은행에 가는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이 아무 의미 없이 지나버리고 만다. 코로나 이후 가속화되는 온라인 수업도 매우 편하다. 교육적인 효과는 대면 수업이 우수하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는데 많은 인원과 마주하는 수업보다 중압감이 덜해 편하게 느껴진다. 그밖에 관공서의 서류신청,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하고 폭넓게 이용 중이다.

필요에 따라 디지털적인 생활을 하지만, 나 역시 위 사례의 강사님처럼 때로는 아날로그적 생활방식이 더 잘 맞는다. 취미 생활도 그림 그리기나 공예, 바느질 등이다. 인터넷만 켜면 새로운 게임이나 온라인 문화가 즐비하지만 잘 하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배우고 해 온 아날로그적 취미는 노후에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아무런 의미 없이 노후를 보내기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노후를 65세부터 정의한다면 현재 100세 시대의 노후기간은 35년에 달한다. 인생의 1/3에 달하는 매우 긴 시간이다. 물론 가속화되는 인터넷문화와 산업발달에 맞춰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평생학습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겠지만 생활 전반을 디지털화된다면 적막하다는 생각도 든다.

바느질을 취미로 하느라 시장에서 가끔 원단을 구매한다. 마음에 드는 원단이 있으면 가속화되는 인터넷 속도처럼 아주 빠르게 사고 만다. 그러나 바느질을 하는 속도는 구매속도에 따라가지 못해 원단이 늘 쌓인다. 짐스럽기도 하지만 아끼기도 한다. 올여름이었다. 가까운 지인이 휴대폰 가방이 필요하다 해서 집에 있는 원단을 활용할 겸 만들어 선물했다.

여성의 여름 의상은 치마나 원피스 등으로 주머니가 없는 경우가 많다. 지갑이나 안경집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곤두세워 디자인했다. 지인의 취향, 피부색, 스타일을 고려해 가장 어울리는 원단을 골라 재단하고 꼼꼼하게 바느질하기 시작했다. 휴대폰이 파손되지 않도록 얇은 퀼팅 솜을 누비고 고리도 달아 마지막에는 근사하게 다림질까지 했다. 선물을 받은 지인은 감탄과 동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라 짐작하며 무척 고마워했다.

쉬엄쉬엄했으나 실제 하루 꼬박 걸렸으니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물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바느질을 하며 느끼는 감정은 나에게 쉼이자 수행이다. 온전한 휴식을 누리며 비로소 잡념이 정리되기도 한다. 무의미하거나 힘들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시간이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행위로서 시간을 보내면 새로운 삶의 에너지가 가득 충전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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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