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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6.24 17:28:09
  • 최종수정2020.06.24 17:28:09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한 여류작가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직관력과 감각이 발달 되어 있다고 말했다. 어느 날 모임을 다녀왔다가 처음 보는 이의 직업을 맞추기도 한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맞출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그 사람의 인상이 매우 예리해 보였다고 했다. 더불어 예리하지만 차분함과 따스함도 함께 느껴졌다고 했다. 심리학 계열의 전공자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 더 현장성이 배어났다고 한다. 상대의 직업은 상담사였다.

두 번째는 매우 화려해 보이는 외모에 상대에게 친절한 성격의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패셔너블한 외모 이면으로 고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의류계열이라고 생각했으나 메이크업이 섬세하고 정교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이 여성의 직업은 미용 종사자라고 했다. 상대의 세밀한 부분까지 캐치하는 여류작가의 분석력과 직관에 감탄을 마지 못했다.

그녀는 간단한 대화를 해 보면 직관과 추리를 통해 상대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 점이 한편으로 몹시 피곤하다고 한다. 감각이 발달한 성격 탓에 영화나 책을 볼 때 과몰입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극적인 영화는 전혀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점은 미술 전공자로서 공감을 했다. 필자 역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그 작가가 작품에 대해 얼마나 노력을 하며 고민을 해왔는지 느껴져서 더불어 힘들었던 경험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일반인과 예술가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남는 일이 있다. 오래전 운동을 다니다 무심코 듣게 된 어느 아주머니의 말이 생각이 난다. "예술가들은 성격이 이상해."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아주머니의 말이 더욱 뇌리에 꽂혔다.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은 이상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이상함은 예술을 창작하기 위한 자양분과 같다.

앞서 언급한 여류작가와의 대화에서도 필자는 이해를 했지만 비전공자와 대화를 했다면 일반인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와 달리 일반인의 삶은 보편성과 현실성을 지니며 보편타당한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내면을 기반으로 하는 추상적인 예술가의 삶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을 통한 일이므로 어느 정도 자기애도 가지고 있다. 일을 싫어하는 일반인들을 많이 봐 왔지만 자신의 작업을 싫어하는 예술가를 본 적이 없다. 다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작가들은 본 적이 있다.

미술대학을 졸업할 무렵 졸업 후 무엇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작가가 되겠다고 한 학생을 몇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반적인 삶을 선택했다. 그 정도로 힘든 삶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분은 비롯한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 등을 감내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다.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예술가를 꿈꾸는 이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행복을 포기하면서 예술적 가치 추구를 위한 삶을 원한다. 이에 작품에 혼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삶이 일반적인 삶과는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마음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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