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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의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내면을 표출하여 그림을 그리는 초현실주의 기법인 오토마티즘(Automatism)으로 작업을 하는 현대미술 작가가 있다. 자유로운 움직임에 해방감이 느껴지는 작품은 붉은색 선으로만 표현되었지만 단순해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작품마다 담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번개 소녀'라는 작품은 작가 자신의 소녀 시절의 자화상을 그린 것이다. 어머니가 일을 나가시고 편찮으신 아버지가 방에 누워있었고 본인은 부엌에서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날의 기억은 여기까지 밖에 없다. 요리를 시작하기 위해 감자를 들었던 순간 집이 번개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고 순간 정신을 잃었다고 전한다.

편찮으신 아버지가 딸을 힘겹게 부여안고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겨우 구출했다. 어렵사리 탈출 후 소방차가 와서 화재는 진압되었고, 당시 뉴스에 보도가 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고 한다. 극적인 사건을 겪고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로 활동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삶의 희망이 느껴졌다. 그 일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 시절 충격을 받을만한 일이었음에도 서로 간의 이해와 사랑이 힘든 일을 극복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작품에 표현된 호숫가의 작은 집에 대해 질문했다. 그 사건 당시 불타버린 집을 나타낸 것으로 남루하고 낡은 집이었으나 당시를 회상해 보면 어린 시절 꿈이 자라던 아름답고 서정적인 집이라고 했다. 화재는 진압되었으나 모든 것이 불에 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을 보면 작가는 허무함과 절망적인 감정도 있었을 텐데 긍정적으로 승화하여 극복했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마저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기억의 한 편에 남아있다고 한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내용을 알고 감상하니 더욱 감동과 생생함이 느껴졌다. 작품 감상 후 작가님께 필자가 쓴 '몰입'에 관련된 글을 보냈다. 작품을 감상하며 느꼈던 감정과 흡사한 내용의 글이었다.

삶을 돌이켜 보면 힘들고 고된 일도 있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도 있었기에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 같다. 올해 여름 다친 손가락에 깁스를 풀고 점차 회복 중이다. 삐뚤삐뚤 자라는 손톱과 함께 손가락의 뻣뻣한 느낌도 점점 사라지고 있어 일상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손가락이 안으로 굽는 변형이 생겨 몹시 우울하고 속상했다.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안아주고 돌봐야 하니 힘을 쓸 일이 많고 손가락에 자주 무리가 가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손가락을 볼 때마다 속상한 감정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섬섬옥수도 아닌데 괜찮다는 자기 위안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

며칠 후 작가님께서 필자가 보낸 글에 대한 답으로 그림을 보내왔다. 한 마리의 연어가 망망대해 누비다 강으로 힘차게 거슬러 헤엄치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었다. 손가락 때문에 가라앉았던 기분이 작품을 보니 다시금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아름다운 손은 아니지만, 날씨가 건조해지면 수시로 핸드크림을 바르고 네일을 관리해 왔던 터라 자못 신경이 쓰였다. 손가락을 다치고 예상보다 오랫동안 깁스를 하고 집안일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깁스를 풀고 난 후에도 많이 회복되었지만 변형된 손가락 모습에 여전히 우울하다. 그러나 언젠가 손가락을 다쳐 우울했던 기억도 추억이 되어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작품 속의 번개 소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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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