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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주위에 아직 미혼인 지인들이 많다. 독신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혼을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한 친구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고 좋은 이성을 한 번씩 소개를 받았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본인이 말이 없고 내성적이라 그렇다고 확신하며 대답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었다. 그 친구는 말이 매우 많고 활동적인 성격일 뿐 아니라 오히려 말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 되는 정도였다. 말이 없지 않고 성격도 밝은 편이라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그렇게 봐 줘서 고맙다며 웃으면서 간단한 대화를 끝냈다.

 능력과 외모가 출중하지만 아직 결혼에 이르지 못한 또 다른 친구가 있다. 나서서 소개를 주선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친구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본인이 키가 작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반대로 소개를 받은 상대 남성에게 물어보니 키가 작은 것은 상관없고 오히려 외적인 요소는 마음에 들었으나 친구가 비현실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어 다소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만남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비추어 볼 때 본인 스스로 파악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인 듯하다. 타인의 사례라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만 자신에 관련된 문제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바쁜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많지 않다. 나 역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정의 내리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해 여름에 다친 손가락이 아직도 낫지 않아 여러모로 신경이 쓰인다. 깁스 대용으로 착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손가락 교정기는 보는 처음 사람마다 인조 손가락으로 착각해 놀라거나 어린아이의 경우 울기도 한다.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깁스를 계속적으로 하고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낫는 속도가 더 늦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불편한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나마 가족들이 집안일을 조금씩 도와주고 있다.

 아주 고맙게 생각하지만 집안일이 마음에 꼭 들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각자의 일이 있다 보니 집안일을 도와주는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필자가 힘든 만큼 상대도 힘들다는 것을 비로소 대화를 통해 알아 갔다. 그러나 자신의 힘듦에 마음이 지치다 보니 타인을 정작 헤아리지 못하고 스스로 감정을 크게 받아들인 것 같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본인이 할 일이 아니지만 힘들게 도와줬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니 섭섭했고 필자는 손가락이 아픈 사람을 많이 도와주지 않아서 서로가 서로에게 답답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손가락이 다친 후 긴 시간이 지나고 깊이 생각하며 자기 성찰을 해 보았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객관적 사실이라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결론은 상대와 내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자기 성찰이나 경험이 없이는 스스로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삶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몹시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여름 다친 손톱에 맺힌 검붉은 피를 보며 시간이 지날수록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로 말미암아 잘 다친다는 점도 속상하다.

 낫는 속도가 늦고 울적하기도 해 감정에 치우쳐진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실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가끔 깨닫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자기반성과 내면 성찰을 해 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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