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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누군가 기다리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고 느낀다. 반면 몰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는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간다. 누구에게나 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개인적 상황과 활용에 따라 상대적이다. 하루는 아이를 재우고 밤에 글을 쓰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났나 싶어 시계를 보니 어느덧 해가 뜰 무렵이 되어있었다. 깊이 몰입을 한 까닭이었다. 점검해 보니 글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밤에 일과를 끝내고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면 어느덧 글이 풍요롭고 다채로워짐을 깨닫곤 한다. 이러한 결과로 말미암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대학 시절 정년을 앞둔 교수님께서 '젊음을 아껴라'라는 말씀을 해주신 바 있다. '젊음'과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다소 모호하고 어려웠다. 20년의 시간이 지나 불혹을 맞고서야 그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곧 시간을 알차게 보내라는 교수님의 애틋한 마음이었다. '젊음'은 좋은 시절이지만 수십 년에 달하는 중년기와 노년기보다 훨씬 짧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이루어야 할 과업이 많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였음을 이제야 느낀다.

부모가 된 지금, 아이에게 덧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보다 즐겁고 뜻깊은 추억을 만들고 앞으로의 인생에 도움이 될 유용한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다. 학부모들을 만나면 어떤 학원을 보내고 사교육을 시키는지 관심이 있다. '초등'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어떤 결과를 이룰 것인지는 사교육을 알차게 시키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방향이 다를 뿐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같아서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하는 편이다.

다만, 아이들은 개인차가 커서 시기에 알맞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총명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나중에 학업적으로 발현이 되는 아이들도 있다. 제각기 적성과 흥미도 다르다. 아이가 나아갈 분야를 찾고 앞서 언급한 적기교육을 잘 활용한다면 시간적인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어린 시절 전인적 발달과 흥미를 발견하기 위해 예체능을 비롯한 다양한 학원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더 좋은 방법은 독서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19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내며 하교 후 한 시간 정도와 주말 오전에 하는 만화영화가 시청 가능한 영상의 전부였기에 지금보다 독서 환경이 좋았다. 오늘날 무분별한 영상 시청이 가능해져 아이들도 독서를 통한 정서함양 보다 주로 단편적인 흥미를 위해 영상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낸다. 우리가 경험으로 모든 지식을 습득할 수 없다. 책은 시간을 함축한 결정체이다. 부모로서 다양한 경험과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직접 가르쳐주기에 우리의 삶은 너무 짧다. 다른 이들의 생각과 경험을 독서를 통해 이해하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고 교육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시간의 속도는 10대 때 10㎞/h, 20대 때 20㎞/h, 30대 때 30㎞/h라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의미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생체시계는 느려져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는 것처럼 느낀다는 이론이다. 시간의 화살을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것도 점점 빠르게. 저마다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다양하고 정답이 없지만, 시간을 가치 있고 소중하게 보낸다면 더 큰 여유가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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