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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6.19 15:26:54
  • 최종수정2022.06.19 15:26:53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얼마 전 허리를 다친 적이 있다. 화분에 물을 주고 통풍이 잘되는 곳으로 무거운 화분들을 옮기다가 무리한 탓에 허리를 다친 것이다. 순간적인 고통과 함께 일어날 수 없음에 놀라고 당황했다. 특히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할 시간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앞이 캄캄했다. 일어날 수가 없으니 일단 기어서 나간 후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된 난간을 잡고 간신히 일어났다. 기어서 밖을 나간 자체가 수치스러웠지만 일단 일어나고 나니 천천히나마 걸을 수 있게 되어 그나마 안도가 되었다.

거동이 불편한 탓에 아이를 데리고 온 뒤 즉시 학원을 보냈다. 학원 측에 양해를 구한 뒤 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상담을 했다. 무리하게 화분을 옮기느라 근육과 인대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다행히 처방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점차 호전되는 느낌이 들어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치료가 끝난 후 일어날 수가 없었다. 계속 그곳에서 누워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여 억지로 일어났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누웠다. 역시 일어날 수 없음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식사를 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 누워있으니 머리도 아프고 속도 좋지 않았다. 자유로이 일어나 이동하고 식사를 하는 일반적인 삶이 너무나 그리웠고 그 소중함을 허리가 아픈 뒤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을 때로는 잊고 살아간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실제 당연하지 않음을 그것을 잃고 나서 깨닫게 된다.

가족의 도움으로 며칠을 보내고 치료를 받으며 점차 증상이 호전되었다. 병원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고 했다. 허리가 덜 아팠더라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겠지만 심하게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에 경각심이 들었다. 답답하더라도 천천히 걸어 다녔다. 일상 속에서 무리하지 않으며 욕심내지도 않았다. 늘 해오던 일상생활을 다시 잃고 싶지 않아서이다. 늘 조심하는 나를 되돌아보며 인간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새삼스레 느낀다.

가족, 친구, 가까운 지인들. 항상 곁에 있다고 생각해서 결례를 범한 바 없는지 돌이켜 보았다. 서로 섭섭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에서 금방 웃으며 화해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것은 상대가 나를 그만큼 배려하고 아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자주 노출되고 익숙하다 보니 그들의 배려를 알지 못하고 예의를 갖추지 않고 대했던 것 같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는 열심히 살아온 주인공 카터가 암으로 인해 임종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살아있는 동안 이루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여행을 친구와 함께 떠난다. 그의 버킷리스트는 타지마할, 피라미드 등을 구경, 중국 만리장성 질주, 사자 사냥 등 일상에서 잘 접할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적인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모르고 혹은 알고자 하지도 않았던 것들이 가장 소중했던 것들이었다. 우리는 거창한 행복을 찾아 먼 곳을 서성이곤 한다. 결국, 먼 길을 돌아 가정으로 온 영화 속 카터처럼 오히려 가까운 곳을 되돌아보며 익숙했기에 몰랐던 소박한 행복들을 알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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