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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특별히 의미 부여를 하지 않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중 가장 많이 보내는 시간이 앉아 있는 시간일 것이다. 대중교통 및 자차를 이용하여 이동할 때, 식사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앉아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차량에도 승차감이 중요하고 오래 앉아 있는 의자도 편안한 것을 고르게 된다. 고흐는 1888년 가을 버전의 '아를의 침실'을 그렸다. 이후 1889년 더 밝은 색상으로 아를의 침실을 또다시 그리게 된다. 작품 속 침실에는 두 개의 의자가 그려져 있다.

한편 1888년 단독으로 의자를 주제로 한 '파이프가 있는 의자'를 그렸다. 이 의자는 '아를의 침실'에서 등장하는 의자와 같은 의자임을 알 수 있다. 1882년 석판화로 찍었던 '영원의 문'을 다시 1990년 유화를 그리게 된다. 이 작품에서 노인이 앉아 있는 의자 역시 고흐의 의자와 유사하다. 단순한 형태이지만 나무로 만들어져 견고해 보이는 의자에는 고흐의 취향 뿐 아니라 우직하고 힘겨웠던 삶의 흔적이 드러나 있다.

고흐가 그린 다른 형태의 의자도 있다. 고갱을 위한 의자를 그렸는데 고흐가 기존에 사용하는 의자와는 양상이 다르다. 밝은 나무색의 단순하고 투박한 고흐의 의자와는 달리 고갱의 의자는 붉은빛이 도는 브라운 색상의 곡목으로 만들어졌다. 팔걸이도 있어 더 안락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의자 위에는 촛불과 두 권의 책이 놓여있다. 벽에는 은은한 조명이 빛난다. 바닥은 붉은색 카펫이 깔려있다.

고흐는 고갱을 예우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의자와 비교해 더 좋은 의자를 그렸으며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는 마음으로 촛불과 조명을 그려 넣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의 의자 위에는 낡은 담배 파이프와 구겨진 종이가 놓여있다. 맨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 뒤에는 이름 '빈센트'가 적힌 박스에 해바라기가 들어있다. 해바라기는 평소 고흐가 좋아하던 꽃이었다. 화병에 우아하게 꽂혀있지 않고 박스 안에 아무렇게나 놓인 꽃이 투박하지만, 고흐 본연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자연스럽다.

문득 나의 의자가 생각난다. 집 발코니 의자에 나무로 된 접이식 의자가 있다. 의자에 욕심이 없어 좋은 의자는 아니지만, 이 의자에 앉아 믹스커피를 마시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곤 하기에 나의 의자가 항상 편하다. 고흐의 그림처럼 의자 곁에는 이름이 적힌 투박한 화분에 다육식물이 척박하게 자라고 있다. 잊고 있다가 어느 순간 시들해짐이 느껴질 때 물을 주면 다육식물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다시금 생생해진다.

의자는 개인의 취향과 내면을 반영한다. 개개인이 다른 양상의 의자를 선호하는 것을 보면 화려한 의자를 좋아하는 사람과 투박하지만 튼튼한 의자를 선호하는 두 부류로 크게 나누어진다. 나는 발코니에 있는 투박스러운 의자를 좋아하지만, 집에 손님이 올 때면 거실에 있는 크고 안락한 쇼파로 안내한다. 그리고 소장한 접시와 컵에 좋은 차와 간식을 대접한다. 집에 초대한 손님에게는 더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예우했던 고흐의 마음을 닮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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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