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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4.18 15:50:14
  • 최종수정2021.04.18 15:50:14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얼마 전 종합소득세 관련 스미싱 문자를 받았다. 이러한 문자들은 주로 금요일 오후나 공휴일, 명절 등에 더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은행이나 통신사 등에 손 쓸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수법이라고 한다. 평상시에는 불법 스미싱 문자를 받으면 바로 삭제를 하지만 그날따라 바쁜 일이 있어 경황이 없는 상태였다. 실제로도 여러 세금을 내고 있으니 무심결에 링크를 클릭해버리고 말았다. 바로 스미싱임을 깨닫고 로딩되기 전에 꺼서 별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에 비밀번호를 바꾸고 소액결제 등을 차단해 놓았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것이라 한다. 사진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이 신경이 쓰여 서비스 센터에 들러 검사를 받았다.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검사를 정밀하게 하고 불필요하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도 삭제해 주셨다. 검사상 안전하지만, 며칠 더 지켜보고 불안하면 초기화를 하라고 하셨다. 개인의 정보와 지적 재산이 담긴 것이니 선택은 나의 몫이고 그것이 곧 고민으로 다가왔다.

휴대폰이 편리한 만큼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초기화를 통해 정보의 손실이나 계정 분실 등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나의 성급함과 무능함 때문이라 자책하고 있었는데 서비스 센터의 직원이 그것과 관계없이 경찰이나 스미싱 방지를 교육하는 분들도 방심하다가 센터를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결국, 당일 초기화를 하지 않고 며칠 더 조심하며 기다려보기로 했다. 은행이나 금융 관련 앱을 삭제했으며 입출금도 당분간 막아놓았다. 그때부터 불편함이 시작되었다. 입금을 받아야 할 곳이 있다면 일일이 전화를 해야 했으며, 송금을 할 일이 있으면 은행으로 가서 처리해야 했다. 폰뱅킹으로 집에서 1분이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일들이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드는 일이 되어버렸다. 당분간은 안전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었다.

휴대폰을 자주 이용하는 관계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간단한 문서작업이나 메일 보내기 등을 하는데 로그인도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 일을 할 수 없었다. 반드시 집에 와서 컴퓨터로 글을 썼다.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은 아예 소액결제를 막아놓고 휴대폰에 저장된 카드나 인증서 등을 모두 삭제했으므로 마트나 오프라인을 이용한 구입만 가능해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했다.

이러한 생활을 2주 정도 하니 불편함이 극에 달했다. 휴대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일들이 아주 편리한 일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가족들에게 알렸더니 그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괜찮을 것이라 이야기해 주신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며 여러 사진, 정보, 금융자산 등이 휴대폰으로 관리되고 있는 터라 아직 안심되지 않았다.

이러한 나를 답답해하며 그렇게 불편하면 휴대폰을 초기화해서 사용하라고 주위 사람들은 권한다. 그러나 워낙 휴대폰으로 많은 것들을 하고 있어 오히려 초기화를 하게 되면 그 많은 계정 들을 비롯해 각기 다른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모든 것을 새롭게 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또한 마음의 부담으로 다가오니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현대인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휴대폰은 엄청난 문화적 변화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그 이면에 스미싱 범죄,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정적 측면들도 존재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편리함을 주는 한편 더 개개인이 조심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기에 오히려 불편할 수 있는 역설을 담고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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