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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르네상스 시대의 독일화가 알브레이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는 '기도하는 손'이라는 작품을 남겼다.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가난한 형편 탓에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정의 뒤러를 위해 같은 처지의 친구가 학비를 벌기로 했다. 이후 뒤러가 성공한 이후 친구의 학비를 지원해 주기로 약속을 한다. 뒤러는 친구의 도움으로 원하는 미술공부를 하고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작품이 판매되기 시작했고 화가로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뒤러는 친구를 찾아가게 된다.

멀리서 바라본 친구는 뒤러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일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친구는 자신의 몫까지 성공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한 것이다. 이 모습을 본 뒤러는 몹시 가슴이 아팠다. 이후 기도하는 친구의 손을 작품으로 남기고 이 이야기는 후대까지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을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뒤러의 친구 역시 자신을 희생했다. 뒤러가 성공할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뜻 도움을 주기가 힘들다. 자신의 처지 역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훗날 뒤러가 성공한 이후 자신은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상황을 원망하거나 절망하는 대신 친구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친구를 둔 뒤러 역시 좋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고 교류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주위에 좋지 않은 사람만 있다는 이들은 역으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좋은 사람 곁에는 항상 좋은 사람이 모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이 모이게 된다.

얼마 전, 오랫동안 믿고 응원했던 사람과 불화가 있었다. 그는 나를 인간적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격이 없지만 나는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상대가 나에게 온 마음 다해 믿고 좋은 감정을 가지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 스스로 사람을 좋아하는 탓이었다. 어떠한 갈등 상황에 있어 100%의 잘못은 없다. 나 역시 사람을 보는 눈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 같은 불화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사람을 진심으로 믿고 좋아하는데 두려움이 생겼지만 그만큼 사람을 보는 눈을 기르고 마음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쟁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불화가 멈추었지만,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이 커다랗게 남아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언쟁을 벌였더라면 당장 후련할지 모르겠으나 상대에게 더 악감정을 남기거나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것 같았다. 앞으로 사람을 믿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경계심을 가지고 사소한 일이 생기더라도 사정이 있을 것이라 믿고 이해해주는 마음보다 시시때때로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태도를 지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갈등 상황을 겪으며 이제 세상을 다소 각박하게 살게 될 것 같아 아쉬움이 크지만, 인간관계를 이루어 나가며 서로에게 상처와 손해가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상대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불혹의 나이에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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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