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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11 17:05:52
  • 최종수정2020.08.11 17:05:52

조인숙

상당초등학교장

학교는 초~대가족이 교육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곳이다. 한발 물러나야 전체의 윤곽이라도 보일 만큼 거대하다. 안을 보고 상호 연계성까지 보자면 날마다 새로운 날처럼 찾아가고, 찾아오고, 만나야 한다. 랜선 렌즈까지 밀고 당겨야 한다. '학교에는 누가 살고 있지? 오늘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이러한 원론적 질문도 해야 한다. 2020년 8월 지금, 시간당 1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진다. 5분 전의 통행로는 현재의 통행로가 아니다. 새길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 폭우, 폭염까지 겹친 까닭일까·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더 갖게 된다. 지금 밖에서 들리는 빗소리처럼, 시시각각 여기저기서 들리는 변화의 외침에 둔감할까 두렵다. 어지러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내게 '내가 왜 여기 있지·' 이것부터 묻는 것, 이것이 깨어있기 위한 소통, 깨어있음을 위한 시작이 아닐까 싶다.

학교에 누가 살까요? 학생들이 가장 많다. 코로나19 이전의 많은 교장 선생님은 교내 방송을 통하여 학생들과 만났다. TV 화면 속에 지인이 등장한다는 것, 면대면이 일상인 상황에서는 조금은 낯설고 자극이 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랑 6개월, 지금은 달라졌다. 날마다 보는 것이 가상의 모니터인데 교장 선생님이 나타났다고 별 차이가 있을까? 쌍방향도 아닌 어차피 일방적이다. 그럼 나는 어떻게 편집 없는 아이들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을까? 우선 전교 및 학급 회장단을 연간 계획으로 만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먼저 전교 어린이회 회장단을 만났다. 선거 공약이 무엇인지, 왜 그런 공약을 했는지 물었다. 현재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지를 협의했다. 회장의 공약 중에 향기롭고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방향제 넣어주기가 있다. 왜 이런 공약을 했는가? 화장실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 때가 있기 때문이란다. 학생들 스스로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은 것이다. 회장단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니다. 학교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공약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지원의 기회는 없었다. 늦었지만 보건 선생님과 협의를 했다. 답은 아토피를 가진 친구들에 대한 부작용 등 해로움이 더 클 수 있기에 어렵다는 것이다. 화장실 냄새에 대한 실태와 냄새의 원인 제거 방법을 다시 논의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찾아졌다. 그리고 실천을 위한 약속을 했다. 한 달 혹은 한 달 반에 1회씩 학생들을 만나기로 했다. 오늘이 그날이다. 학생들이 리더의 책무로서, 리더의 마음으로, 공약의 무게로서 그 실천을 얼마나 했는지 학생들을 만나는 날이다.

우리는 소통의 적극적 방법으로 많은 약속을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불협화음은 개인 차원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기형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약속의 의미와 가치, 책임에 대하여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고 있는가? 학교는 약속을 만들고, 체험하고, 실습하고, 그에 따른 가치관을 만들어 가는 곳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어린이회장단의 공약도 성인들 못지않은 무게의 약속이다. 학생들의 대표로서 권리와 책임을 부여받으면서 재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약속이다. 약속은 지켜질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잊어버리고, 변형되고, 지켜지지 않을 때도 무시할 수 없는 무게를 지닌다. 약속 당사자에게 그 책임을 묻는 사람이 없다면, 그 폐해는 보이는 것보다 크다. 부작용은 쉽게, 빠르게, 불투명하게 사회적으로 묵인되고, 관행이 되어 불통, 불신의 순환 고리를 만든다. 학교 회장단, 학급 회장단, 그들에게 공약에 대한 학습 기회가 필요하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가 공약의 의미와 어떤 공약을 창조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할 일이다.

학생들이 그들의 현실을 개선하고, 미래를 창조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눈! 학생들 스스로의 생각과 실천으로 실현되는 공약. 이를 위한 그들의 노력을 체화시키는 학생 자치회를 기대하며 만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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