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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숙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융합인재부장

신비롭다, 경이롭다, 그 속에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것. 가만히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그냥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해 지는 것. 나에게는 이것이 학교이고 교육이다.

지역 사랑의 날, 동료들과 편안한 점심을 나눴다. 젊은 분들이 많아서 출산과 자녀, 육아로 설치는 밤잠, 대충대중 아침 식사, 점심이 최고의 만찬이라는 이야기까지 생활의 소소한 이야기가 오간다. 첫 아기를 품에 안게 된 부부 이야기가 중심으로 왔다. 아빠가 된지 백일도 안 된 분의 말씀으로 유쾌한 웃음이 쏟아진다. 아이를 두 명 이상 낳은 사람에게는 국가에서 상을 주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3명을 낳은 사람들에게는…. 미혼 청년의 침묵 기권을 제외하고는 만장일치. 여기가 의사봉 두드리는 결정의 장이라면 추호의 이견 없이 통과되는 법이 되었을 것이다. 이어서 둘째를 빨리 낳아서 첫째와 둘째를 같이 키우는 것이 좋다는 말까지 이르렀다. 월요일이면 선명하게 드러나는 두 눈의 쌍꺼풀을 건강한 자녀와 놀아준 아빠의 지고지순한 노력의 댓가라는 동료의 한 마디, 낚싯대에 신호가 오듯 큰 의미로 꿈틀한다. "첫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또 낳으란 이야기는 그렇게 좋게 들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낳고 싶기도 해요." 왜 그럴까?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노래가 있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사랑 중 최고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이라 생각한다. 그 사랑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물학적 본능으로 일축할 수는 없다. 다시 두 부부의 출산으로 돌아가 보자. 아기가 태어난 당시는 좋게 들리지 않던 이야기가 지금은 왜 달라졌을까? 원인에는 상호 복합계를 조장하는 핵심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무엇일까? 아이의 성장과 변화 속에서 겪는 놀라움, 대견함, 웃음과 눈물, 화남과 속상함, 걱정, 가슴 조이는 불안과 기다림 등등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이 엮어낸 기쁨일 것이다. 함께한 시간과 노력, 그들 사이에 공존하는 경험일 것이다.

교육 또한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과 동일한 경험이 존재한다. 관계의 기쁨이 탄생한다. 교육의 중심인 학교는 아이들과 아이들, 아이들과 교원, 학부모와 교원, 교원과 교원들의 관계. 사람뿐만 아니라 시설, 환경까지 섞여서 관계를 조성한다. 관계라 하면 그 분류의 기준에 따라 다양하다. 여기서는 통상적으로 이야기되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면에서 접근해 보자. 1대 1일이라는 단순 관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조금만 범위를 확대하면 촘촘한 전 방위적 비정형의 입체 그물망이 펼쳐진다. 특히 도시화 및 인구의 집중화, 스마트한 통신기술이 발달되는 요즘은 복잡 그 자체가 기본 배경이다. 파악조차 불가능한 복잡한 관계, 특별히 큰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관계의 폭발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거대 관계의 중심에, 사회 속에 사람이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품은, 더 좋은 세상을 꿈꾸는 교육이 있다. 오직 1대 1의 나만을 위한 관계부터 '좋아요'라는 팬덤의 응원과 지원이 빛의 스펙트럼처럼 펼쳐져야 할 곳, 학교가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이것을 종종 잊고는 한다.

1만 시간의 법칙, 해당 분야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맬컴 글래드웰의 주장이다. 인간의 재능을 최고치로 높이기 위한 각종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이 법칙에는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상상하고, 찾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무엇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고, 힘겨워하는지 '스스로를, 아이를' 알아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아이가 원하는, 아이를 위한 관계 형성이다. 가만히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오직 너만을 위한 1대 1일의 관계가 시작이다. 셋째, 위의 두 조건이 합쳐져서 아이가 고유성을 창조하도록, 학교가 관계의 중심에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있어야 한다. 학교는 오늘도 열려있다. 시대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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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