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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영동초등학교 수석교사

지난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세 명을 배출한 일본은 노벨상이라는 국가적 쾌거의 시작은 종이와 연필이라고 말하며 여러 물리 분야 가운데 종이와 연필로 우주의 근본 법칙을 생각해내는 소립자 이론 물리 같은 분야는 거대한 실험실이 없어도 독창성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일본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산업과 연구 시설의 열악함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이론 연구에 승부를 걸었던 일본의 성과는 1949년 노벨물리학 상을 받은 유카와 히데키에서도 나타났다.

산업과 기술의 뒷받침이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고 풍부한 물적 인적 자원이 교육발전의 토대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사례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교실의 현대화, 교육의 과학화 사업으로 현대화되고 과학화된 교실이 교육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습의 기초와 기본에 충실한 학습이 더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공책이 사라져 가고 있는 교실이다. 공책 정리는 공책의 기능을 대신한 교과서가 대신하고 있다. 학생이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꼼꼼히 정리하는 공부가 아니라 모든 개요가 교과서에 제시되어있고 학생들은 단지 그 개요의 내용만 채워 넣고 있다. 그 내용도 선생님이 불러주거나 화면에 제시된 내용을 받아 적는 것이다. 필기는 단순히 받아 적기라는 채워 넣기를 뛰어넘어 내가 이해한 내용을 도식화하는 과정을 통해 내 앎이 더 깊어지고 정확해지는 것에 필기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필은 또 무엇인가? 내 머릿속 생각을 내 머릿속 지식을 형상화 표식화하는 도구이다. 연필과 종이가 학습의 기초로 단단히 자리매김한 교육이 모든 교육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멀티 학습 자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자료만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이다. 종이와 공책 대신에 멀티 자료가 수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게 컴퓨터 화면이 아동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한정 짓는 것이 문제이다,

공책과 연필로 학습한 내용을 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적어보게 하고 과정을 설명하게 하자. 종이 위에 내 생각을 하나하나 적어가는 기본이 그리고 기초가 튼튼한 학습 훈련이 모든 학습의 기초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자. 지루한 과정을 이겨내고 얻어낸 나의 지적 성장이 그리고 앎의 깊이와 재미가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재미 보다 더 중요한 것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자. 그것이 아이들이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꼭 알아야 할 그것들 중의 하나이다.

글을 읽어도 무엇이 중요한 지식인지 모른다. 문제의 답은 알지만 그 답의 산출 과정은 모른다. 공책에 내 생각과 논리의 과정을 적는 활동은 생략되고 완벽하게 누군가 만들어 놓은 답만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 적는 교육만을 받아온 아이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스스로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는 공책 정리법, 모든 것이 세팅된 학습지 보다는 빈 종이에 나만의 생각을 적어가는 학습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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