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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7.01 13:21:43
  • 최종수정2015.07.01 18:57:07

김명희

영동초등학교 수석교사

내 어린 시절과 비교할 때 학교 및 지역 도서관의 독서 기반 환경이 몰라보게 변화했고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을 간파한 출판사들의 경쟁으로 어린이 도서시장도 거대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읽어내는 책의 양 또한 어마하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읽어내는 도서의 대부분이 학습만화로 채워져 있다는 문제가 있다. 유년시절 반드시 읽어야 할 위인전·한국사·과학사를 만화로 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독서습관의 현주소이다. 독서의 입문기에 있는 저학년 아이들은 학습 만화를 통해 즐거운 책 읽기 습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중학년 이상 심지어 고학년 아이들조차 학습만화로만 독서시간을 채워가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화책이 갖는 많은 장점들, 작가의 기발한 언어적 재치가 만들어낸 언어들의 향연, 세세히 묘사된 그림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펼칠 수 있는 시각적 상상의 범위와 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화는 그림이 주가 되는 책이다. 그림과 약간의 설명글로 전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어서 학습만화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이나 생각의 질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학습만화 읽기에만 익숙해진 아이들은 일반 도서를 읽기 싫다고 한다. 읽기 싫은 게 아니라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 더 정확한 답일지 모른다. 짧고 감각적인 표현, 그림에 어울리는 간단한 설명들로 가득한 학습만화를 읽으며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감각적 즐거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왜, 그래서, 어떻게?'라는 궁금증 갖기와 탐구와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들 또한 학습 만화를 뛰어넘는 독서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특별히 자녀 독서 교육의 해법을 알지 못한 채 학습만화라도 읽어주는 자녀들의 모습에 그것으로라도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통해 생각의 크기, 지식의 깊이를 넓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꾸려진 만화라는 편향된 책 읽기에만 머물러있다.

학습만화 읽기 일색인 우리 아이들의 독서습관의 변화를 위해 교사들이 나서야 한다. 교사가 다시 책을 펼쳐야 한다. 학창시절 읽었던 아름다운 세계명작들을 다시 꺼내어 읽고 교사인 내가 느낀 감동을 아이들과 나누어보자. 고아원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했던 '키다리 아저씨' 속 주디의 용기를 혹여나 관계에서 상처 입고 아파하는 나의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사랑의 교실' 속에 그려진 학교의 모습과 우리 교실 모습을 비교하며 우리 교실 속 문제들도 아이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

교사가 먼저 좋은 책을 읽고, 그 책을 아이들과 함께 다시 읽으며, 그 책의 아름다운 깨달음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그윽한 향기 나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학습만화 읽기로 책읽기와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생각의 변화와 창의성과 인성의 균형 잡힌 교육의 해답이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책 읽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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