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롤러여왕' 우효숙, 아쉽지만 위대한 빙상도전

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3,000m 첫 출전
5명 중 3위 기록이었지만 라인침범 실격
"너무 긴장한듯…1,500m·계주 완주하겠다"

  • 웹출고시간2013.02.20 18:56:37
  • 최종수정2015.03.11 11:39:25

20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9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일반부 3000m에서 우효숙(27세·청주시청)이 역주하고 있다.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20일 오후 2시20분 '94회 전국동계체전' 이틀째 빙상 여자 3000m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리고 있는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는 '롤러 여왕' 우효숙(27·청주시청)의 얼음 위 첫 질주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중들과 취재진들로 가득찼다.
 
"탕!"
 
출발소리와 함께 우효숙은 힘차게 치고 나갔다. 경쟁 상대 없이 첫 주자로 얼음 위 레이스를 펼쳤다. 등록된 기록이 없으면 첫 경기에 배치돼 홀로 레이스를 펼친다는 경기규정 때문이다.
 
롤러 세계챔피언인 우효숙은 종목을 바꿔 이번 동계체전에 처녀 출전했다.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우효숙은 주눅 들지 않았다. 힘차게 빙판 위를 질주했다. 잘해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던 관중들은 이내 우효숙의 안정된 레이스가 이어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승점을 지나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4분29초77. 경기가 끝난 뒤 비교해 보니 우효숙의 이날 기록은 1위와 4초 차이로 5명 중 3위(동메달)였다.
 
우효숙은 그러나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판독결과 4바퀴째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나가는 과정에서 라인을 침범해 실격 처리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밝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프로의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녀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활짝 웃으며 "너무 긴장했나 봐요. 내일 1천500m와 계주경기에선 실수하지 않고 완주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롤러를 지도하고 있는 임재호 청주시청 감독이 달려왔다. 홍승원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을 비롯한 지역체육인사 등도 관중석에 앉아 연신 박수를 치며 그녀의 레이스에 힘을 보탰다.
 
우효숙은 지난 2003년부터 롤러 국가대표를 하면서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2009년 2관왕, 2011년 4관왕에 올랐던 '롤러 세계챔피언'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1만m 금메달을 따냈다.
 
우효숙이 스피드 스케이팅에 도전한 건 '올림픽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롤러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우효숙은 지난해 초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 보라"라는 충북빙상연맹의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가 두 달 전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었다. 스피드 스케이팅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홀로 네덜란드 헤렌빈에 전지훈련을 떠날 정도로 독한 마음을 먹었다. 호주 대표팀과 함께 한 달간 전지훈련을 하고 돌아왔을 때는 소속팀 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만큼 실력이 늘어 있었다.
 
이날 기록도 처음으로 4분30초대 벽을 깬 기록으로 날이 갈수록 기량이 급속도록 늘고 있다. 우효숙은 앞으로 스피드 스케이팅과 롤러를 병행할 예정이다. 동계체전 출전에 앞서 우효숙은 평소와 다름없이 청주목련공원에 잠들어 있는 친할머니 묘소를 찾았다. 그리운 할머니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려드리고 용기를 얻기 위해서다. 동계체전이 끝난 뒤 우효숙은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들고 할머니 묘소를 찾을지 궁금하다. 21일 오전 10시와 12시10분 같은 장소에서 1500m와 계주에 출전하는 그녀. 그녀의 아름다운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태릉=최대만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