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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9주년>벼랑 끝 지방대 소멸위기 이렇게 극복한다

김수갑 충북대 총장 인터뷰
"진취적 혁신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터"
국가정책 수도권대학 집중에서 벗어나야
지방대학·국가거점대학 공동 위기대처
지역특성화 연구중심대학 육성 절실
국·공립 지방대생 등록금 전액 국가지원 필요
충북지역혁신플랫폼사업 핵심기관 자부심
현장교육·실습강화…경쟁력 있는 교육체계 도입
국내유일 '자율차 테스트베드' 구축
개신·오창·오송·세종 캠퍼스 갖춰
지능로봇공학과·미래자동차 융합전공 신설

  • 웹출고시간2022.02.20 16:06:03
  • 최종수정2022.02.20 16:06:03

충북대 개신캠퍼스 정문 모습

[충북일보] 지방대가 소멸위기에 놓여있다. 학령인구가 해마다 줄어들고, 수도권대학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가 늘고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초 '미래전망 전문가 포럼'에서 국내 대학이 현재 385곳에서 2042~2046년이 되면 190곳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체 17개 시·도 중 대학 생존율 70% 이상인 곳은 세종(75.0%), 인천(70%)뿐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충북대를 비롯한 전국의 9개 국가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가속화로 지방대학이 위기에 처했다며 대선후보들에게 △국립대학법 제정 △지역인재 채용의무제개선 △국공립대학 무상등록금제 시행 등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제안했다. 비수도권 '7개 권역 대학총장협의회연합'도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정부차원의 지역대학정책을 촉구하는 '정책청원문'을 발표했다. 지방대학이 소멸 위기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 국가거점국립대인 충북대학의 김수갑 총장을 통해 대학에서 준비 중인 지방대학 소멸위기 극복 방안을 알아본다. 김수갑 총장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김수갑 충북대학교 총장이 지방대학이 맞이한 위기를 이겨낼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대가 현재 체감하고 있는 지방대학 소멸 위기감은 어느 정도인가.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2024년을 기점으로 신입생 충원률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감소 이슈는 국·사립을 불문하고 적극 대비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대는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전체 1천56명 모집에 7천118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 6.74대 1을 기록하며 5년 연속 거점국립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입학경쟁률의 상승은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2021학년도에는 2명이 미충원이었다. 2019학년도 11명, 2020학년도 4명보다 줄어든 수치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충북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대학간 또는 국가거점대학간 연계를 통해 공동으로 위기대처 방법을 찾고 있다."

◇충북대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지방대학 소멸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의 위기가 찾아온다고 한다. 학령인구감소와 다변화된 시대상황은 지방대학을 더욱 위기로 내몰고 있다. 국가정책의 수도권 집중은 대학입시 제도와 맞물려 대학서열화를 고착시켰다. 우리나라의 초·중등 교육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인데 비해 고등교육은 OECD 평균의 60~70% 수준으로 최하위다. 새로운 환경에 진취적으로 대응하고 의미 있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정책의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해 지역인재를 그 지역에서 키워 해당 지역에서 활용하는 지자체-대학 지역혁신플랫폼사업(RIS)과 지역인재할당제를 강화해야 한다. 고등교육교부금 등을 통해 대학재정의 안정화에도 힘써야 한다."

충북대학 본부 전경

◇충북대가 지방대학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에 건의한 내용은.

"고등교육정책은 국가균형정책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대학서열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에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거점국립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이다. 지역R&D 재정을 강화하면서 관련법을 정비해 지역거점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고 거점국립대학에 국가출연연구소를 신설하거나 분원을 설립해 지역의 R&D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우수특화연구센터를 지역별, 대학별로 특성화해 설치해야 한다. 특히 거점대학의 특성화 분야에 대해서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수준으로 재정지원을 늘리고, 우수교원에 대한 보수 제한을 풀어야 한다. 대학의 위기를 시장논리로 접근하기보다 혁신을 통해 지방의 강소대학으로 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역인재 채용의무제를 개선해야 한다. 지역 우수인재들이 지역에 잔류해야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수도권 과밀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대학 간의 실질적 협업의 활성화와 상생을 유도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지방대는 구조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방대학육성법, 혁신도시법에서 지방인재, 지방국립대를 지원할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정한 교육받을 권리와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국·공립 지역대학 학부생의 등록금 전액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 국립대학의 공공성, 자율성,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국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충분하고도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위해 국립대학법과 사립대학법 제정이 필요하다."

충북대학생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충북대가 자구책으로 추진 중인 지방대학 위기 극복방안이 있다면.

"충북대는 미래 산업을 이끌 바이오헬스산업 지역혁신플랫폼과 산·학·연·병·관의 체계적 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대학 지역혁신플랫폼사업(RIS)의 핵심기관인 충북대는 '대학교육 혁신을 통한 글로벌 바이오헬스허브 충북완성'이라는 비전을 목표로 충북의 중점사업인 바이오헬스산업에 필요한 인력양성을 선도하고 있다.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가 지역혁신플랫폼 역할을 맡아 △제약바이오 △정밀의료·의료기기 △화장품·천연물을 핵심 분야에 대해 충북대·서원대·한국교통대 등 3개 대학 4개학과와 51억 규모의 바이오헬스산업 파일럿플랜트를 구축했다.

충북 15개 참여대학을 대상으로 공유대학개념인 BioPride를 설립해 커리큘럼 등을 공유한다. 또한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공유하고 학점교류·학점인정, 권역 내 대학 간 복수·공동학위를 활성화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1차 년도 연차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국립대학 간 상생·협업을 위한 네트워크로 '충청권 국립대학 공동 교육혁신센터(CHEC)'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충북지역 경제성장의 동력인 바이오헬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허브역할을 수행하는 등 지역 거점국립대학의 모델이 되고 있다."

◇충북대가 현재 수도권 대학들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충북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극 대응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기능을 혁신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마이크로칼리지(미네르바대학) 시스템 등 현장교육과 실습이 강화된 새로운 교육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연구소를 적극 육성 중이다. 지난해 지능형 로봇, 미래 자동차, 사물 인터넷, 스마트 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산업에 진출할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능로봇공학과를 신설했다. 미래자동차 분야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도 참여해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걱정을 덜고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취업, 창업, 진학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교육과정 연계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충북대는 미래자동차 분야 자율주행차 관련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자율차 테스트베드(C-Track)'를 구축하는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자동차 전공, 자율주행차·친환경 자동차 분야 융합전공을 신설하고 학·석사 연계과정 활성화,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자동차분야 핵심인력을 배출 중이다."

김수갑(왼쪽 다섯번째) 충북대 총장이 지난해 9월 열린 세종충북대동물병원 개원식에 참석해 테이프컷팅 의식을 치르고 있다.

◇충북대가 '우리대학이 최고'라고 내세울 수 있는 대학시스템이나 교육정책이 있다면.

"충북대는 사통팔달의 중심인 청주에 자리 잡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41건의 국가재정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5천456억여 원의 지원을 받아 교육환경개선과 인재양성에 앞장서왔다.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수·학습의 내실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과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인재양성 역할을 수행한다. 본교인 개신캠퍼스를 중심으로 오창·오송·세종 캠퍼스를 구축해 캠퍼스 광역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개신캠퍼스는 기초학문분야와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전공교육, 기초연구기능을 맡는다. 오창캠퍼스는 ICT 특화에 초점을 두고 'Science Park'로 조성되고 있다. 약학대학이 들어선 오송캠퍼스는 바이오와 보건의료헬스의 메카로 육성된다. 이곳에는 2024년 개교를 목표로 3의학관이 건립되고 있다. 충북대 수의과대학은 세종에 생기는 공동캠퍼스로 이전한다. 지난해 9월 세종충북대동물병원을 개원해 미래 수의사의 임상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의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행정대학원을 '세종국가정책대학원'으로 확대 개편해 운영 중이다. 대학의 고유기능인 기초연구와 기술사업화 등 산업지원 기능도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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