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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헌팅턴병 요양서비스 '사각지대'

30~40대 10만 명당 5~10명 발병 퇴행성뇌질환
요양원 아닌 요양병원 입원 월 200만 가량 부담
생존 15~20년 간 가족 초죽음…보건정책 구멍

  • 웹출고시간2020.06.03 20:53:37
  • 최종수정2020.06.03 20:53:37
[충북일보]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을 앓고 있는 60대 초반 A씨는 충북 음성의 한 요양병원에 십 수 년째 입원 중이다.

헌팅턴병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당 5~10명이 겪는 퇴행성뇌질환이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행동학적 움직임 이상과 인지장애 등이다.

주로 30~40대 성인이 되고 나서야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과민성, 우울증, 무의식적 움직임, 움직임의 조정 부족, 학습이나 결정력 문제 등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무도병(Chorea)이다.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빠르고 불규칙하며 갑작스레 나타나는 움직임 또는 수축을 동반한다.

심하면 걷기, 말하기, 삼키기 등의 일상적인 행동조차 하기 어렵다. 대부분 헌팅턴병 환자는 증상 발생 이후 15~20년 정도 생존한다.

문제는 희귀질환인 헌팅턴병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아직 질환코드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보호받아야 할 환자를 국가가 제대로 보호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헌팅턴병 환자 상당수가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인다. 가족들은 초죽음이다.

특히 최근 전국 곳곳에서 활성화된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오전·오후 출·퇴근 형태로 운영되는 주간보호센터 이용은 '그림의 떡'이다.

재가요양이 아닌 시설요양도 불가능하다. 장애등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등급을 받은 뒤 월 20만~30만 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부담하는 요양서비스 대상이 아니다.

대부분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한다. 월 입원비만 2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뤄질 30~40대에 헌팅턴병 진단을 받았다면 죽을 때까지 월 200만 원 이상의 고액치료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건강보험공단측은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요양서비스 대신 요양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제 어느 때 증세가 악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이 근무하는 요양병원 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각종 바이러스 창궐로 예측불허의 질병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선진국인 우리나라의 질병 코드가 더욱 다원화 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자 및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씨의 한 가족은 본보 통화에서 "서울 대형병원에서 헌팅턴병 진단을 받고 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방문해 요양서비스 등을 요청했지만, 질병코드 문제로 거절당했다"며 "질병 코드가 없다고 해서 국가의 보건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고통 받는 희귀질환자들을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를 희망하고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헌팅턴병의 심각성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지만, 이와 유사한 희귀질환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임위가 확정된다면 계속 다양화되고 있는 희귀질환에 대한 국가적 종합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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