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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 '목화자단기국' 백제서 제작했을까

유명인사 주장에 청주 바둑사학자 문제제기
"의자왕 보낸 증거 없어… 통·알은 맞아"

  • 웹출고시간2011.01.17 19:12: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목화자단기국 바둑판

고대 일본의 최고 공예품의 하나로 평가받는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기局) 바둑판은 과연 백제 의자왕이 일본 쇼무(聖武) 천황에게 선물한 것일까.

최근들어 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특히 문제 제기를 한 인물이 청주의 재야 바둑사학자인 이승우(81) 씨여서, 지역적인 관심도 배가되고 있다.

전직 문화재청장이면서 답사기로 유명한 한 인사가 얼마전 중앙 일간지 '국보순례' 칼럼 코너에 글을 기고, '… 백제의 의자왕이 보내 준 상아 바둑알과 자단목 바둑판, 그리고 은판을 무늬로 오려 붙인 바둑알 통이 공개되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용문 중 '자단목 바둑판'은 앞서 언급한 '목화자단기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백제 의자왕이 일왕에게 선물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 목화자단기국

'목화'는 상감기법, '자단'은 붉은 박달나무, '기국'은 바둑판을 의미하고 있다. 8세기 무렵 누군가가 국외에서 선물한 것을, 사후 도다이지(東大寺) 쇼소인(正倉院)에 기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내외 바둑문화 연구가들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됐고, 조형미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인사는 '17개의 화점은 우리나라 고유의 순장바둑에만 필요한 것…'이라고 밝혀, 목화자단기국 바둑판을 순장바둑과도 연계시켰다.

이에 대해 청주 재야 바둑사학자인 이승우씨는 "유감스럽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또 "만약 백제시대부터 순장바둑이 존재했으면 우리나라 바둑사를 몽땅 다시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사료적 증거로 "동대사 고문헌을 살펴본 결과, 백제 의자왕이 쇼무천황에게 준 선물 목록에 목화자단기국이라는 바둑판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백제유물에 낙타가 새겨진 예는 거의 없으며 △우리나라에 순장바둑이 선보인 것은 백제시대가 아닌 조선 중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자왕이 쇼무천황에게 보냈다는 선물목록 영인본을 살펴본 결과, '코뿔소뿔 5개, 백석진자 16개, 은평탈합자 4개를 느티나무로 만든 뒤주에 넣어 보내왔다'라는 내용만 있을 뿐 목화자단기국 바둑판은 17행 뒤에 별도로 기술돼 있다.

그는 17개 화점에 대해서도 언급, "지금까지 순장바둑이 발생한 것은 조선 중기 무렵이라는 것이 정설"이라며 "이것을 1천년 전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시간과 사료의 공백이 너무 넓다"고 밝혔다.

☞순장바둑

한국 고유의 바둑으로 1940년대까지 유행했다. 지금 방식(일본식)과 달리 정중앙을 제외한 16개 화점에 흑백 돌을 먼저 깔은 후 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바둑통과 4종류의 바둑알은 8세기 무렵 백제 의자왕이 일본 쇼무천황에게 선물로 보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목화자단기국 바둑판까지 보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씨의 주장에도 불구, 백제 의자왕이 바둑통 '은평탈합자'(銀平脫合子)와 4종류의 바둑알을 보냈으면서 과연 바둑판을 보내지 않았을까라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씨는 이에대해 목화자단기국 바둑판 옆면에 낙타 그림이 등장하는 것을 지목, "서역에서 백제에 선물한 것을 다시 백제가 일본 쇼무천황에게 선물했을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이는 추리의 영역이지 역사를 연구하는 자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제 의자왕은 서기 660년 신라와 당나라의 침공으로 나라를 잃게 된다"며 "그러나 일본 쇼무천황의 재위연대는 724~749년으로 시간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한편 제 3자격인 대만 바둑사학자 史良昭는 몇년전 발간된 '博奕遊戱人生'(박혁유희인생)이라는 저서에서 목화자단기국에 대해 당나라 제작설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주장도 당나라가 제작했지, 선물했다는 내용은 아니어서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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