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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24 15:23:05
  • 최종수정2022.07.24 15:23:05

송용섭

농업미래학자·교육학박사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라 서민들이 체감하는 살림살이가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으며, 이는 외환위기에 있던 1998년 11월 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극심했던 봄 가뭄에 이어 최근 집중 호우와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채솟값도 크게 치솟아 이달 중순 상추와 대파, 깻잎은 지난해보다 1.8배, 오이는 2.5배 정도 올랐다. 날씨 영향을 크게 받아 생산량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일조량 부족과 무더위로 인해 품질까지 떨어지고 있다. 한편 치솟은 생산비는 외면한 채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오명을 쓰고 있으나 이는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에 대한 체감이 크기 때문이며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재료비와 임금의 동반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inflation)으로 음식 가격이 올라 직장인들의 점심(lunch) 한 끼 해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6.0%가 점심값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하였으며, 약간 부담된다는 39.5%를 포함하면 95.5%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대신 편의점 도시락을 즐기는 '편도족'이 늘어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편의점업계의 동향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면(麵) 음식인 냉면, 칼국수, 자장면, 라면 등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의 냉면 평균 가격은 1만269원으로 1년 전보다 8.1% 올랐다. 칼국수도 10.8% 오른 8천269원으로 조사됐고, 자장면도 16.3% 올라 평균 6천 원대다. 밀가루 등 원재룟값과 인건비가 급등하여 국수(누들)를 뜻하는 누들플레이선(Noodle+flation) 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 원유(原乳) 가격의 상승으로 우유와 유제품, 우유가 들어간 커피음료 등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으로 우유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도 나타났다. 최근에는 프로틴플레이션(Protein+flation) 즉, 단백질의 주공급원인 고기,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의 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마비와 육류 수요 증가 등으로 세계 주요 국가에서 육류, 달걀, 우유 등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료용 곡물 공급 불안이 가중되면서 육류 가격도 오르고 있고, 미국 남서부 지역은 불볕더위로 소가 떼죽음하면서 프로틴플레이션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정부는 이달부터 국민의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소고기와 닭고기, 분유, 커피 등 7개 수입 품목에 대한 할당 관세를 없애기로 하였다.

위와 같이 런치플레이션, 누들플레이션, 밀크플레이션, 그리고 프로틴플레이션 등 먹거리와 관련된 물가의 상승을 통틀어서 푸드플레이션(Food+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고 있다. 한때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Agriculture+flation)이 유행처럼 사용되었는데 다소 의미의 차이는 있지만 푸드플레이션이 회자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밀을 비롯한 식량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세계 전문가들은 밀 가격이 상승하면 대체재로서 쌀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푸드플레이션을 겪을 다음 품목은 쌀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국제 쌀 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1월 101.4였던 쌀 가격지수는 지난 5월에는 109.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국내 쌀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쌀 생산 농가들의 상심이 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으로 전년도 57.7㎏보다 0.8㎏이나 줄었다.

기후변화,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 팬데믹 지속 등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식품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먹거리와 관련된 인플레이션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푸드플레이션 시대에 국내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정부와 농촌 현장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농업인들이 소규모로 경영하는 농산물 가공 판매 사업장은 식품 소비 변화에 따라 기업형 식품 가공 업체와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푸드플레이션 시대에 맞는 식품시장을 공략할 전략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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