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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신도시 최고 '야생 동물원' 합강공원 습지, 훼손 우려

신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로 인근서 몰려드는 동물 수 급증
한파 닥친 1월 26일 목격된 고라니만 30여 마리, 오리도 수백 마리
올해부터 신도시 2단계 개발로 주변에 산업단지,주거지 등 들어서
시민들 "갈 곳 없는 야생동물 위해 습지 등 합강공원 잘 보존해야"

  • 웹출고시간2016.02.04 15:51:42
  • 최종수정2016.02.04 15:54:44
[충북일보=세종] 세종시 북동쪽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있는 합강공원(연기면 세종리) 습지가 신도시 최고의 '야생 동물원'이 돼 가고 있다.

총면적 72.9㎢의 대규모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로 인간들에게 서식처를 빼앗긴 야생동물들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도시가 개발되더라도 습지를 제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 여론이 많다.

◇습지 서식 동물,1년여전보다 훨씬 늘어

세종시 합강공원 습지의 '야생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갈 곳 없는 동물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26일 아침 습지에서 목격된 고라니 2마리(붉은 동그라미안) 모습.

ⓒ 최준호 기자
기자는 올 겨울 들어 최대 한파가 계속된 지난 1월 26일 오전 8시께 합강공원 습지를 찾았다. 세종시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간 이날, 현장에는 눈도 5㎝쯤 쌓여, 금강을 배경으로 설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월산교 쪽 습지 입구 자전거도로를 걸어가자, 먹이를 구하기 위해 도로까지 나와 있던 고라니들이 인기척에 놀라 습지로 도망갔다.

먹이를 찾아 눈길을 헤매는 들고양이, 이름 모를 검은 새들도 눈에 띄었다. 유속이 빨라 강물이 얼지 않아서인지,합강정 입구 다리 근처 수면에서는 오리 수백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숲속에서는 수십 마리씩 무리 지은 참새, 까치 2마리도 목격됐다. 이날 1시간여 동안 기자가 목격한 고라니만 30여 마리나 됐다.

기자는 1년여 전인 2014년 12월 19일 아침에도 이곳을 찾았었다. 하지만 당시 목격한 동물은 고라니 10여 마리와 오리 수십 마리 등 이날보다 훨씬 적었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에 따라 인구가 늘어나면서 원수산과 전월산 등을 오르내리는 사람도 증가, 각종 동물이 사람들을 피해 합강공원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수민(45·주부·세종시 도담동)씨는 "작년초까지만 해도 원수산 인근 도로에서 고라니가 '로드킬(Road Kill·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어 죽는 것)' 당한 장면을 심심찮게 복격했으나 최근에는 보지 못했다"며 "당국이 갈 곳 없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습지를 비롯한 합강공원을 제대로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 주위 올해부터 본격 개발

하지만 올해 신도시 2단계 개발이 시작되면서 합강공원 습지(면적 40만9천㎡·12만3천939평)는 동물 서식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

우선 습지에서 동쪽으로 1㎞ 거리에는 BRT(간선급행버스) 도로가 포함된 왕복 6차로 내부순환도로가 만들어져 작년말 개통됐다. 다리 전망대에서는 습지를 비롯한 아름다운 금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습지로 접근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습지 남쪽 금강변(4-2생활권)에는 신도시 첫 첨단산업단지인 '세종테크밸리(면적 75만1천533㎡)'가 올해부터 본격 조성된다. 이곳에는 대학과,기업,연구소 등이 들어산다.

습지 동쪽 미호천변(5생활권)은 오는 2030년까지 세종 신도시의 의료·복지 중심지로 개발된다. 습지 바로 북쪽 전월산 자락은 단독주택 단지로 지정돼 있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세종시 합강공원 습지의 '야생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갈 곳 없는 동물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26일 아침 습지 인근 미호천 하류에서 목격된 오리들 모습.

ⓒ 최준호 기자

세종시 합강공원 습지의 '야생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갈 곳 없는 동물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월 26일 아침 습지 모습.

ⓒ 최준호 기자

세종시 합강공원 습지의 '야생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갈 곳 없는 동물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진은 혹한에 눈까지 내린 지난 1월 26일 아침 습지 모습.

ⓒ 최준호 기자

세종시 합강공원 습지 위치도.

ⓒ 원지도 출처=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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