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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05 17:30: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교수 /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지난 해 6월 이후 필자는, 충청북도 정책기획단과 이시종지사께 비판적 비평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그 분들이 필자의 비판을 귀담아 듣지는 않았겠지만 비판적 발언을 멈추지 않은 것은, 충북 문화예술의 미래 때문이다. 필자는 때로 문화권력자라는 비난도 받았고 때로 실수와 오해도 피하지 못했다. 당연히 반성과 회한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서 설명이나 변명은 하지 않겠거니와 충북 문화사회(cultural society) 건설이라는 중기지속사의 목표만은 철회할 생각이 없다.

충청북도는 이기적 유전자(selfish gene)를 가진 하나의 소지역국가다. 따라서 충북은 완결적인 조직이자 생명이면서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이며 존중받아야 하는 유기체(有機體)다. 충북과 마찬가지로 충남, 대전, 경북, 전북, 서울, 북경, 파리 모두 하나의 독자적인 생명체이며 서로를 존중하면서 존재하는 독립적 생태서식지다. 이 모든 생명체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과 자기유전자를 확산시키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 확산의 본능과는 별도로 생각, 정신, 영혼과 같은 것이 있다. 무엇을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정신활동인데 그 정신활동은 주로 뇌신경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충북이라는 유기체의 정신과 영혼은 무엇을 토대로 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역사와 문화다. 충북의 사상, 충북의 철학, 충북의 정신, 충북의 정체성, 충북의 고유성은 지난 수천 년의 장기지속사 속에서 축적한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한다.

소지역국가인 충북의 첫 번째 이기적 본능은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에 연결되어 있고 두 번째 정신적 가치는 역사와 문화에 연결되어 있다. 새가 한 날개로는 날 수 없듯이 충북과 같은 소지역국가 역시 경제와 정신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충북의 경우, 이 두 요인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역대 지사와 마찬가지로 이시종지사께서도 경제절대주의, 경제우선주의, 경제환원론 등 경제결정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 뿐인가. 거의 대다수의 공무원, 시민, 대중, 노동자, 농민 심지어 시민민중단체도 모두 경제결정론에 지나친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고 충북의 경제를 살리자는 분들을 경제결정론에 사로잡힌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할 수도 없고, 돈이면 다 해결된다는 천민자본주의자라고 할 수도 없다. 만약 '아무리 그래도 경제가 우선이다. 경제만 잘되면 모두 잘 된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진정한 천민자본주의자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대체로 경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의 생각은 잘 사는 것에 대한 지향의식이고, 못 살았던 과거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자기 존재 의미를 강화하려는 지극히 인간다운 태도라고 보아야 한다. 이것은 유기체의 본능이자 원리이므로 탓할 것이 못된다. 중요한 것은 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현실원리가 작동하면 되는 것이고, 그 현실원리를 지배하는 정신이 맑으면 되는 것이다. 그 정신을 맑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문화예술이고, 문화예술을 통하여 어느 정도는 충북 소지역국가(Chungbuk Statelet)의 양립적 균형을 기할 수 있다.

결론은 이렇다. 지금까지 문화예술계를 비롯하여 수많은 분들이 수많은 제안을 했고, 또 중단 없이 요구해 왔으므로 그 많은 문화예술의 정책, 방향 등을 전부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충북이라는 광역자치단체이자 소지역국가를 다른 지역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모두 생략하고 2011년의 단기사건적 국면을 말한다면 <충북문화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당면 문제는 '만약 충북문화재단을 설립한다면'으로 시작하는 가언명제(假言命題)도 아니고 '충북문화재단을 설립하든가 그에 해당하는 노력으로 다른 일을 하여'로 시작하는 선언명제(選言命題)도 아니다. '충북문화재단은 2011년에 설립해야 하는 것이다'로 완성되는 정언명제다. 마지막으로 요약하자면 이시종 지사님께서 부디, 십년을 기획해온 문화예술계의 열망과 한국 전체의 문화지형을 이해하시고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난 <충북문화재단>을 설립해 주실 것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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