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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희

세종 온빛초 교장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행복이라는 말은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목표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그 행복은 서로 다른 모습이며, 행복의 조건도 모두 다르다.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교직원들의 행복의 조건도 물론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으로 학교의 여건, 분위기, 구성원, 내가 맡은 학년, 학급, 업무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만족할 때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의 중심에는 결국 아이들이 있으며, 아이들이 행복할 때 교직원들도 행복하다. 배움이 즐겁고,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지원하는 것이 즐거우면 그 학교는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다.

세종에서 처음으로 혁신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가 교육청 학교혁신과장으로 다시 혁신자치학교 교장으로 살면서 교육에 대한 가치관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본래의 성격은 매우 급해서 뭐든 빨리 해결하고 정리해야 했으며, 그러다 보니 기다리기보다는 늘 앞장서서 해야 마음이 놓이고 편안했던 삶이었다. 그래서 되돌아보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도 함께 힘들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혁신학교, 혁신과장, 혁신자치학교 등 6년 동안 나를 따라다니는 혁신이라는 단어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혁신이라는 이유로 평상시 하고 싶었던 나만의 교육철학을 눈치 보지 않고 펼칠 기회가 되어 행복한 시간이 많았다.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사들은 수업을 고민하게 되고, 교장은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까를 고민하게 되면서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곤 한다. 그래서 학교 구성원들이 고민한 결과는 매 순간 의미를 찾아가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의 행복과 연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많은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와 학교 운영에 대한 나만의 효과적인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믿음과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것이다. 뭔가를 빨리해야 된다는 마음에 불안해서 조금은 재촉하고, 조급해하고, 잘되고 있는지 고민도 많았는데 세월이 갈수록 기다려 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기다려 준다는 것은 믿는다는 것이고 믿음은 자발성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믿는 만큼, 믿어주는 만큼 책임과 정성을 다하게 된다.

기다림의 답답함이 아니라 기다림 속에 기대가 싹트고, 기다림 중에 교사들이 무엇을 해보고 싶다는 다양한 의견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늦은 시간, 주말에도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교사의 행복이 묻어나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방학 동안 근무하면서 순찰하는데 화단에 있는 잡초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 같으면 옷을 갈아입고 나가서 풀을 뽑든가, 아니면 담당 직원분에게 바로 지시했을 것이다. 결론은 '참고 기다려보자'로 결정하고 기다려보았다. 이틀이 지난 후에는 잡초가 제거되었으며, 잔디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혼자 웃음이 나왔다. '기다리기를 참 잘했다' 라고 자신을 칭찬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여름방학 동안에는 급식실 조리시설 교체, 각 교실 전자교탁 교체, 어울림 반 리모델링, 시청각실 천장, 바닥 카펫 교체 등 다양한 공사가 바쁘게 진행되었다. 개학을 앞두고 또 혼자 마음이 급하고 개학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되어 공사 현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돌아다녔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으며, 각자 맡은 일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고, 개학 전날 모든 교사가 출근해 교실 정리를 하고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나!' 반성하면서 믿음과 기다림의 미학을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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