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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2.03 17:43:43
  • 최종수정2016.02.03 17:44:08

윤진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최근 언론뿐만 아니라 거리의 분위기도 총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거리의 이곳저곳에서 자신이야말로 시민을 위한 최선의 대변자가 될 사람이라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 분들이 모두 적임자일까?

그저 다 훌륭한 분들이거니 생각하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고백하거니와 필자도 이제까지 대부분 그래 왔다. 그저 예전부터 지지해 왔던 정당에서 공천 받은 분들을 선거 당일에 아무 생각 없이 찍고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다음 총선까지 그 분들이 국회에 가서 잘 하고 있으려니 라고만 생각하면서 잊어버렸다.(쓰고 보니 필자는 정말 내가 찍은 표에 미안할 만큼 무책임한 사람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려니 필자의 전공인 서양고대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들 아시다 시피 민주정치는 아테네(실제 발음은 아테나이에 더 가깝다)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2천524년 전인 기원전 508년에 클레이스테네스가 주도하여 새 정치 체제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파격적이었던 체제의 변화는 오늘날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1조 1항은 그 사실을 웅변적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민주정치가 무엇인지는 대다수가 웬만큼 알고 있지만, 왜 민주정치가 나타났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왕이나 귀족이 존재했던 고대에 시민 모두에게 권력을 돌려준다는 생각이 나타난 것이다! 권력의 속성 상 남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는 이를 과거 권력을 자식과도, 형제와도 다투었던 여러 사례를 통해서 알고 있다.(TV 역사 드라마 한 편만 보아도 자주 나온다.) 기원전 508년 아테네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런 '이상에 가까운' 체제가 나타났을까? 당시의 기존 권력자들은 하루아침에 권력욕에서 초탈한 성인이 되었을까?

아테네도 맨 처음에는 왕정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기원전 9세기 이전 어느 시기에 자연스럽게 귀족들이 연수하여 통치하는 귀족정으로 변했다. 그런데 기원전 546년, 귀족들 중 하나인 페이시스트라토스가 도시 빈민들과 소농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금력과 무력을 동원하여 일인자인 '참주'가 되었다. 그는 다른 귀족들에게 권력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귀족을 억압하고 대중을 위한 정책을 펴나갔다. (여기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전후가 바뀌면 안 된다는 점이다. 즉, 대중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해 권력을 잡은 것이 아니라, 다른 귀족들과 권력을 나누지 않으려고 서민을 자신의 권력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그가 죽은 후, 권력은 그의 두 아들이 물려받았지만, 그들은 얼마 안가 권력을 잃고 만다. 한 명은 개인적 다툼으로 살해되었고, 다른 한 명은 귀족들의 연합에 밀려 타국으로 망명을 가야 했다. 귀족들은 이제 권력을 잡기 위해 자신들끼리 경쟁을 펼쳤다.

이 투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알크마이온 가문의 클레이스테네스였다. 그는 평범한 시민 대중, 즉 데모스(demos)와 연대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그는 데모스에게 정치적 권력의 일부(그리고 명분상으로는 전부)를 주어야 했고, 민주정치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가문은 민주정치가 지속되는 내내 아테네 대중의 지지를 받아 언제나 권력과 지근거리에 있게 되었다. 이야기가 약간 옆으로 빠졌지만, 민주정치의 시작을 보며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세상에는 모든 이를 위해 멸사봉공하는 성인 같은 인물은 그리 많지 않고(혹은 거의 없고), 따라서 민주정치 하에서 표를 찍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정치는 관심을 먹고 바로 서는 것이기에. 이번에는 총선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의정 활동을 지켜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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