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5.25 14:26:27
  • 최종수정2016.05.26 15:50:42

윤진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사회적 유동성(social mobility)'이 극단적으로 줄어 가고 있다. 보통 사회적 유동성은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말해서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가능한, 그리고 그런 일이 많은 사회는 사회적 유동성이 큰 사회이고, 그렇지 못할수록 사회적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얼핏 보아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 유동성이 큰 사회일수록 '건강한' 사회라고 하겠다.

누구에게나 노력하면, 그리고 능력에 따라서 신분이나 계층이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은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판도라의 상자에 최후로 남은 것은 희망이었다. 희망이 없어진 사회가 발전해 나갈리 없지 않겠는가· '흙수저'로 태어난 내 처우가 나아질리 없는 세상, 내 자식이 성공할 가능성이 한 없이 낮아져 0에 수렴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보고 살아가겠는가? '묻지마 살인'이 나타나고, 사회에 대한 한없는 증오심만이 기승을 부리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필자가 전공하는 서양 고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 이런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고대 로마였다. 고대 로마 공화정 시기에 사회적 유동성은 작지 않았다. 비록 귀족이 존재하는 계급사회이기는 했지만, 평민도 호민관이라는 평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직책을 거치고, 다른 관직들을 역임한 다음에는 집정관이라는 최고 행정관이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집정관을 역임한 후에는 심사를 거쳐서 로마의 귀족 계급 사람들이 모이는 원로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번 원로원에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은 '新人(homo novus)'라고 불리게 되고, 그의 가문은 귀족 가문으로 인정받았던 것이다. 로마가 공화정 시기에 계속해서 세력을 키워나가고, 결국 제국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이와 같은 사회적 유동성이 컸던 것도 한 몫을 하였다. 여러 번의 전쟁을 거쳐 성장하는 와중에 지배층인 귀족과 평민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 같은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로마의 귀족은 뛰어난 평민은 자신들이 속하는 지배층에 받아들여 줌으로써 자체적인 '물갈이'를 계속 추구했고, 그럼으로써 건강한 사회를 유지해 갈 수 있었다.

로마는 제국이 되면서도 한 동안은 그와 같은 기조를 유지해 나갔다. 물론 공화정 시기보다는 덜했지만, 여전히 사회에서 하층민이라도 최고 계층에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다. 예를 들면 페르티낙스(Pertinax)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서기 193년에 석 달 동안 황제 노릇을 했다. 사실 그는 해방노예의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노예 신분의 개인 교사였다가 해방된 후, 학교 교사로 일했던 사람이다. 페르티낙스 역시도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아버지의 전 주인 가문에서 군 장교직을 주선해 주었고, 전공을 세워 승진을 거듭한 끝에 원로원 의원까지 되었고 결국 황제의 지위에까지 올라간 것이다. 물론 이렇게 극적인 계층 상승은 대단히 드문 일이고, 치열한 전쟁 같은 예외적 상황이 필요하긴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신분제 사회라고 알고 있던 고대 국가에서도 신분 상승이 사회적으로 가능했다는 점이다. 고대인들은 사회적 유동성이라는 용어는 몰랐지만, 신분 상승이 가능해야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흙수저, 7포세대 라는 용어는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는 것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결국 미래를 떠맡을 사람들이 희망보다 포기를 먼저 배우고 있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보다 많이 나오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가, 우리 자식이 희망을 품고 산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