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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성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인생을 살면서 특별히 주목하게 된 관심사 중의 하나가 '리더십'에 관한 것이었다. 학문적으로나 또는 어떤 특정분야에 있어 눈곱만큼의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내가 이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삶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나만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는 누구를 불문하고 싫던 좋던 복잡다기한 사회의 관계망에 편입되어 그 일원으로 살아간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발을 디디는 모든 곳에는 나를 둘러싼 하나의 '사회'가 있게 마련인 것이다. 결국 타인들과 부대끼며 고락을 같이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아 각종 혼란과 갈등이 야기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혼란은 사적 영역, 공적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선악이 무의미하며 인종과 종파, 성별과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그만큼 어떤 공동체 내에서든 갈등 없는 평화를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꼭 적합한 비유는 아닐지라도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본질적 욕망을 빗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이는 근대국가의 틀을 잡기 이전 생존과 이익을 위해 양보 없이 싸우는 인간의 속성을 꿰뚫고 무언가 그것을 뛰어넘는 사회적 질서가 필요함을 역설하기 위한 진단이기도 하였다. 물론 그로부터 절대왕권을 정당화시켰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난맥상을 보면 그 진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목격하게 된다. 그 사실이 나는 정말 슬프다.

리더십에 주목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거대 담론을 이야기 하자는 게 아니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발버둥치는 각 개인이야 무슨 시비꺼리가 되겠는가. 문제는 조직이나 집단, 즉 공동체의 경우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리더십이 개입되며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구성원들의 운명 역시 좌우된다. 운명이 좌우된다고 하여 금방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존속 여부와 상관없이 조직의 건강성을 담보하는데 있어 리더십이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이야기를 나눌라치면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똑같다.'라는 반응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의외로 많다. 하도 당해봐서 믿을 사람 없다는 심정으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방심하는 사이 존중받아야 할 우리의 권리와 공동체의 가치가 훼손되는 걸 무수히 보아왔다. 그래서 더욱 슬픈 것이다.

리더십의 요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해답들이 나와 있다. 능력과 열정, 책임감, 겸양 등을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꼽는가 하면 거기에 더해 감성과 공감능력까지 보태지는 양상이다. 한 술 더 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치권 등에선 리더십의 끝판왕인 '서번트 리더십'을 손수 실행하겠노라고 선언하며 그야말로 좌충우돌,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등장하여 우리를 웃기기도 한다. 리더십의 유형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내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 비교해 가며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중심 형, 보상 형, 창의 형, 공감 형, 코치 형 등으로 분류한 경우도 있고 지시 형, 후원 형, 참여 형, 성과지향 형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그 유형을 다양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어떤 유형의 지도자건 완벽할 수는 없기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같이 동행하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상식을 바탕으로 하여 합리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우선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불같은 열정도, 뛰어난 능력도, 앞서는 책임감도 그러한 기반 위에 설 때 비로소 빛이 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쏟아지는 각종 의혹, 추락하는 살림살이, 조마조마 남북관계, 사면초가 외교무능 등 숱한 악재 속에서 비전과 해법을 제시해야 할 최고의 리더십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대신 얼토당토않은 색깔론, 종북타령이 그 자리를 채우고 21세기 대한민국을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슬프다. 아니 단순한 슬픔을 넘어 가슴 저리는 '웃픈 오늘'을 내가 힘겹게 관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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