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홍성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만사휴의(萬事休矣)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모두 끝났다. 후회도 아쉬움도, 쉼 없이 달려왔던 지난한 과정도 더 이상 부여잡을 수 없는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몸 안의 마지막 한 방울 땀까지 짜내어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일생일대의 승부가 오늘, 아침 해가 다시 떠오르면서 이미 옛일이 된 것이다. 달려온 과정에 비하면 참으로 허망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미련이 더더욱 끈질기게 주변을 맴도는 지도 모른다. 어떤 성적표를 받았느냐에 따라 누구는 환호하고 누구는 낙심하겠지만 그것 역시 지나가 버린 일, 이제 고단한 몸을 누이면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저 모든 것은 다 지나가리니.

◇만시지탄(晩時之歎)

내가 그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어릴 적 시골 고향에 가면 큰댁의 허름한 방, 벽에 붙어있던 한 장짜리 달력을 볼 수 있었다. 대개 그 지역 국회의원 얼굴이 큼지막하게 박혀있고 열두 달 숫자가 빼곡한 가운데 지금 말로 하면 꿀 팁으로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이라는 경구가 귀퉁이를 장식하고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소홀히 하기 쉬운 부모형제나 이웃과의 관계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알기 쉽게 정리한 '주자의 말씀'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 하나, 不接賓客 去後悔(부접빈객 거후회), '손님을 잘 대접하지 않으면 떠난 뒤에 후회한다.' 황량한 벌판처럼 태풍이 지나간 자리, 열정으로 도전했던 만큼 패배조차 아름다운 것이니 그로서 족하리.

◇환호작약(歡呼雀躍)

승부에서 이긴다는 것은 더할 수 없이 기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땀과 노력으로 얻은 성과물이니 어찌 아니겠는가. 더구나 이번 선거처럼 그동안 쌓아온 삶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큰 승부에서의 승리라면 말해서 무엇 하랴. 우리는 그런 장면을 흔히 목격한다. 운동 경기에서 이긴 후 서로 뒤엉켜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 시험에 합격하여 감격스런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수험생,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고 히말라야 고봉에 올라 두 팔을 높이 들어 포효하는 산악인.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는 각본 없는 드라마, 이긴 이의 심정도 이와 같을 것이다. 마음껏 누리시되 초심을 버리지 말지니.

◇와신상담(臥薪嘗膽)

대학 입시를 목표로 쏟아지는 잠을 쫓아가며 공부에 열중했던 학창시절, 책상머리에 붙여 놓았던 격언들을 기억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시간은 금이다', '정신일도하사불성'. 주먹 좀 쓴다는 어떤 친구는 책가방에 이렇게 써가지고 다녔다. '간첩 잡아 용돈 쓰자'.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곤 하지만 모든 이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돌아가야 할 때도 있고 전혀 다른 길로 가야 할 경우도 있다.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지금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가 아니라면 이는 또 다른 기회일지도 모른다. 알지 않는가. 내일 다시 태양은 떠오르리니.

새옹지마(塞翁之馬)

세상일에는 늘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까닭에 그 선택지를 놓고 서로 반하는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하거나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굴러가는 것이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여와 야로 갈라져 표심을 향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것이 승패로 이어져 많은 이들을 웃기고 울리곤 하는데 여기서 한 가지 새겨야 할 것이 있다. 너무 좋아하지도, 너무 아파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소위 억울하고 부당하여 참을 수 없는 가운데 본선은커녕 끝내 뒷전으로 밀렸을 지라도 누가 아는가. 말들을 몰아오고 전쟁을 피해 고향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줄을.

◇사족(蛇足)

정말 다행이다. 막장 공천과 각종 선거개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무시하며 밀어붙인 현 정권의 오만을 표를 통해 심판한 것으로 보여서 말이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고 했던가. 이 말을 명심하여 이번에 뽑힌 선량들이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약속대로 오로지 부복하는 좋은 일꾼으로 활약해 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