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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의료인의 삶 - 박종영 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알코올 중독 의심되면 마음의 경계 풀고 병원으로"

  • 웹출고시간2014.05.06 17:10:39
  • 최종수정2014.05.06 17:10:39

박종영 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책을 보며 오후 진료를 준비하고 있다.

ⓒ 이주현기자
박종영(34) 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최근 관심사는 술(酒)이다.

관심사가 술이라고 해서 식후마다 챙겨 마시는 애주가는 아니다.

단지 술, 그러니까 알코올로 파생되는 사회문제나 그 인물(중독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은 지금 술독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 이상 성인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마시는 술은 무려 8만4천900㎖. 하루에 232㎖ 정도 술을 마시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내놓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를 보면, 성인 남성 5명 중 1명(유병률 20.7%)은 한 번 이상 병적 음주를 겪었다.

남성만 놓고 볼 때 전체의 10%는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알코올의존증(중독)을 가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듯 알코올중독은 이제 감기 못지 않게 흔한 질병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알코올 환자들은 병원을 찾지 않는다.

술이 깨면 멀쩡해지는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정신질환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치료받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멀쩡한(?) 사람이 정신과 문을 두드리는 건 두려운 일이다.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낙인(烙印)효과도 걱정된다. 대부분은 혼자 끙끙 앓다가 병을 악화시켜, 심한 경우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자신에게 상담 받으러 오는 환자가 어떤 사람인지, 왜 왔는지 등 심리상태가 궁금하다는 박종영 전문의. 진료를 의사가 아닌 환자에게 중점을 두는 박 전문의는 천상 정신과 의사다.

ⓒ 이주현기자
"그렇죠. 그런데 알코올중독의 경우 환자 자신이 상태(중독)를 인정해야 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려면, 알코올중독이 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알코올중독은 뇌의 화학반응에 따른 결과다. 뇌의 중앙부에 있는 변연계는 알코올로 인해 자극을 받아 도파민을 분비,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때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계속 중독성 물질을 찾게 된다.

하지만 뇌에서도 내성이 생겨 처음에는 한두 잔으로 즐거웠던 게 나중에는 몇 병씩 마셔야 만족할 수 있게 되면서 알코올의존에 이르게 된다.

남보다 몇 배나 술을 마시고도 멀쩡한 대주가(大酒家)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들은 뇌세포의 신경화학적 변화로 뇌세포가 고농도의 알코올에 대해 내성이 생긴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고농도의 알코올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오랜 훈련으로 행동적응을 잘하는 경우도 흔하다. 소위 정신력으로 극복하면서 마시는 경우다. 문제는 술로 인한 장기 손상이다. 술이 세질수록 더 많이 마시게 되고 알코올성 간질환 등의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된다. 따라서 몸을 생각해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술을 마신 뒤 기억을 못 하거나 다음날 활동에 장애가 생기는 일이 잦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가 병행되는 데, 꼭 입원할 필요는 없어요. 알코올중독으로 의심되는 증세가 있으면 마음의 경계를 풀고 병원을 찾길 바랍니다."

박종영 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운데)가 신용민 임상심리사, 조현주 간호사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이주현기자
박 전문의는 대구 출신으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경북대병원에서 인턴을 수료한 뒤 계요병원 전공의, 대전한일병원 정신과장, 옥천군 정신보건센터 센터장을 지냈다.

청주의료원 6정신과장이란 명함 이외에도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 중독정신의학회 평생회원, 한국 양자최면의학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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