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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의료인의 삶 - 흥덕보건소 정구택, 심상희 방문 간호사

눈 마주치고 대화하며 미세한 변화까지 살펴
홀몸노인·기초수급자 환자에게 '딸 같은 존재'
간호사 한명이 780명 관리…인력 태부족

  • 웹출고시간2014.02.11 19:56:13
  • 최종수정2014.05.09 19:26:51
지난 7일 만난 김병두(78·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할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 천사가 찾아온다'고 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천사는 병도 치료해주고 말동무가 돼 준다고 한다. 김 옹은 천사를 기다리는 내내 방을 청소하고 옷 매무새를 고쳤다.

오후 3시. 집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할아버지, 방문 간호사에요. 안에 계세요?"

"어어, 왔구만. 문 열려 있으니까 들어와."

잠시 후 호리호리한 체격에 부드러운 눈매, 그리고 한 손엔 큰 가방을 들고 있는 한 중년의 여성들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흥덕보건소 소속 정구택(여·52), 심상희(여·46) 방문간호사다.

오매불망 천사를 기다렸던 김 할아버지의 기쁨도 잠시였다. 정 간호사는 부엌에 널브러져 있는 주전부리를 보더니 잔소리(?)를 시작했다.

김병두(78)옹이 자신의 집을 찾은 방문 간호사들로부터 건강 상담을 받고 있다.

ⓒ 이주현기자
"아이 참, 할아버지. 당뇨엔 기름진 거 몸에 안 좋아요. 그리고 점심은 드셨어요? 혈당 떨어지면 안 되는데…."

정 간호사는 마치 김 할아버지의 딸처럼 보였다. 온갖 아양을 다 들어주고 참견도 했다. 딱딱하게 치료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고, 적절한 관리를 받으면서 마음까지 치료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즉, 육체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치료도 하고 있는 셈이다.

정 간호사는 "김 할아버지 집에 올 때마다 밝은 모습을 보이고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세세한 특징까지 꿰고 있었다.

둘은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김 할아버지가 체혈을 하는 동안 방 안을 살펴봤다. 곳곳에 널려 있는 약들, 당뇨 환자치곤 약이 많아 의아했다.

전립선암 호르몬제인 '안드로클(225㎎)'과 과민성 방광염 치료제 '베시케어(5㎎)'였다.

김 할아버지에게 '당뇨말고 또 무슨 병을 앓고 있느냐'고 묻자 자신을 전립선암 환자라고 했다.

그에 의하면 4년 전, 전립선암으로 큰 수술을 치렀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불연듯 찾아온 수술 후유증으로 온 가족이 호된 고통을 치렀다.

김병두(78)옹이 혈당을 점검 받고 있다.

ⓒ 이주현기자
밤이면 밤마다 고통을 호소했고 약을 먹어도 그때 뿐이었다. 치료를 위해 보은연세병원을 찾았지만 이곳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충북대병원으로 옮겼다.

병은 호전되고 있었지만 가슴은 곪아갔다. 만만치 않은 병원비와 몇년 째 김 할아버지의 곁에서 간호를 해야했던 부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깥 세계와 단절된 병원 생활이 고통을 더했다.

그러나 지금 김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에서 마치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듯한 기분으로 장기 치료를 받고 있다. 방문간호사가 한 달에 한 번 집을 찾아와 식습관에 대한 전문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잠시 후 김 할아버지의 체혈이 끝났다. 김 옹은 정 간호사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땐 수많은 환자와 함께 있어서 세세한 관리를 받기 힘들었다.

특히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김 옹은 병원에 가는 것조차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문 간호를 받으면서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 몸 상태의 미세한 변화까지 간호사가 놓치지 않아 적절한 고나리를 집에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김 옹은 체혈과 혈압을 점검 받고 당뇨 관리 교육을 받았다.

"방문 간호사들은 정말 친절해. 하나부터 열까지 잘 돌봐주고 함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외롭지가 않아. 이 제도 덕분에 생활에 큰 불편을 못 느끼고 있는데, 이 제도가 더 활성화 되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

현재 청주지역에는 모두 6천241명(흥덕 2천917명, 상당 3천324명)의 기초생활수급 환자들이 있다. 이들을 돌보는 방문 간호사는 모두 8명. 한 간호사가 약 780명을 돌보고 있는 셈이다.

독거노인 환자나 기초수급자 환자들은 방문 간호사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또 그녀들을 '딸'이라 부른다. 그들의 딸처럼 삶의 애환을 들어주고 다독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 간호사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환자들은 방문 간호사 제도가 더 활성화 되길 바랄뿐이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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