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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청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

1994년 이태리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영화 '파리넬리'는 신의 목소리라고 알려진 전설의 카스트라토 파리넬리(본명:니콜라 브로스키 1705~1782)의 삶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상영이 되어 많은 관객이 들었었다. 그렇다면 카스토라토(Castrato)란 무얼까? 카스트라토란 라틴어 'castrare'에서 유래 된 말로서 변성기가 되기 전에 거세하여 소년의 목소리를 유지하는 남자가수 즉, 거세가수(去勢歌手)를 일컫는 말이다. 16세기 당시 교회에서는 "모든 성도의 교회함과 같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 하라"라는 고린도서 14장34절의 왜곡된 해석에 따라 여자들은 교회에서 설교할 자격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성가대는 물론 오페라에서도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나 오페라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목소리를 찾아야 했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유행하게 된 것이 바로 카스트라토다.

카스트라토는 18세기에 절정기를 맞았다. 성공만하면 귀족 못지않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카스트라토는 가난한 하급계층의 가정에서는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나폴리를 비롯한 이탈리아 남부에서 대단히 유행(?)되어 많은 수의 카스트라토가 양산되었다. 이탈리아에서만 매년 6천명이 넘는 애 띤 소년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강제적으로 고환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야말로 일확천금에 눈이 먼 어른들이 어린 소년들이 남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교향곡의 아버지 요셉 하이든도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카스트라토가 될 뻔했으나 아버지의 적극적인 만류로 면했다고 한다. 모든 카스트라토가 부와 명예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카스트라토 중에 그런 영광을 누린 사람은 1%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 카스트라토들은 오페라 무대에 발 한번 들여 보지 못하고 남자도 여자도 아닌 비참한 삶을 살거나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카스트라토의 인기는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면서 쇠퇴기를 맞게 된다. 나폴레옹이 카스트라토 수술을 못하게 한 것이다. 이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적으로 거세에 대한 비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결국 로마 교회에서 1903년 공식적으로 카스트라토를 금지시켰다.

카스트라토가 오늘날 오페라의 발전에 미친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출연하는 오페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극장으로 몰렸고 제작자들을 더 나은 작품을 위한 돈 끌어들였다. 관심 있는 귀족들은 이들을 후원했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의 오페라를 만든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카스트라토는 한 남자에게는 비극이지만 다수에게는 축복이었다. 아수라(阿修羅)와 같은 이 양면성에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감미롭고 화려한 그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재 자료로 남아 있는 최후의 카스트라토는 알렉산드로 모레스키(Alessandro Moreschi, 1958~1922)로서 시스티나 성당과 성 베드로 성당의 성가대원으로 활동하였으며 '로마의 천사'라는 애칭을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음반으로도 남아 있다.

주. 카운터테너는 훈련에 의해 가성 고음을 내는 남자 성악가로 카스트라토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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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