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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국장

최근 우연한 기회가 생겨 일주일 간격으로 두 편의 발레를 보게 되었다. 하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이었고 또 하나는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발레 '심청'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대표작 중 하나로서 초연 당시에 보고 이번이 두 번째이니 꼭 30년 만에 다시 보는 셈이다.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셰익스피어 동명 희극을 발레로 표현한 것으로서 국립발레단이 2015년 봄 초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리는 희극 발레이다.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은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레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다. 단원 모두 탁월한 기량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서 활동하던 우수한 발레리나(여자무용수), 발레리노(남자무용수)가 세계적인 발레단에 발탁되어 무용수로 활동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이러한 기량 덕분인지 몰라도 두 단체가 공연을 할 때면 유료 객석 점유율이 매번 80% 이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만큼 발레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많이 증가 하였다는 얘기다. 이왕 발레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 발레 역사를 짚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발레(Ballet)라고 하면 그 시초가 프랑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발레 용어가 대부분 불어로 되어 있어 러시아 보다는 프랑스에서부터 발레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발레의 시작은 15세기 경 이탈리아다.'발레'라는 말의 어원은 춤을 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발라레(ballare)'이다. 초창기 발레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부와 위신을 다른 나라에 과시하기 위한 왕궁의 사교춤이었다. 이 발레가 1553년, 열 네 살의 나이로 프랑스 왕궁으로 시집 간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Catherine de Medici)왕비에 의해 프랑스 왕궁에 소개가 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진다. 어릴 때부터 춤과 음악을 좋아했던 카트린느 왕비는 이탈리아의 발레음악 작곡가를 프랑스로 데려와 발레 공연을 무대에 올리면서 발레를 프랑스 귀족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사실 카트린느 왕비는 발레를 좋아 했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이를 활용하였다. 발레를 통해서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왕궁의 내부 권력 다툼을 드러내거나, 왕의 절대적인 권위를 나타내는 등 암암리에 그녀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적절히 발레를 이용하였다. 어쨌든 이러한 덕분에 최초의 공식 발레 공연으로 알려진 '여왕의 발레극·Le Ballet Comique de la Reine'이 1581년에 무대에 올려 지게 되고, 이 시기 즈음부터 지금 우리가 널리 쓰고 있는 '발레'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발레가 독자적인 예술로 기틀을 잡은 나라가 프랑스라면 발레를 완성시킨 나라는 러시아라 할 수 있다. 러시아에 발레가 처음 소개된 것은 1673년이다. 독일의 한 발레단이 황제 왕궁에 초청 받아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게 되어 이때부터 러시아 왕실이 유럽 발레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1734년 안나 여제는 귀족들에게 군사교육의 일환으로 프랑스 안무가를 초청하여 무용을 가르치게까지 하였다고 한다. 1776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이 세워지고 1783년에는 키로프 마린스키 극장이 세워지면서 러시아의 발레는 전성기를 맞는다. 오늘날 차이콥스키, 푸니 등 뛰어난 러시아 발레 음악 작곡가가 있는 것도 그만큼 러시아에서 발레는 최고의 예술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나 러시아가 오늘날 최고의 발레 메카로 인정받는 것은 국민도 발레를 좋아하지만 국가가 그만큼 관심을 갖고 지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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