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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청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

앞서 두 번에 걸쳐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오페라 관람에 도움 될 몇 가지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한번이라도 오페라를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무대 윗 쪽에나, 좌우 옆이나 아니면 객석의자 뒤 작은 모니터에 표시되는 오페라 자막을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오페라는 이태리어를 비롯해서 독일어, 프랑스어 등등 외국어로 되어있다(물론 한국말로 된 오페라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그 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오페라 내용의 이해가 쉽지 않다. 이해를 돕자는 의미에서 가사를 번역해서 우리말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원곡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지 못한다고 해서 이제는 원어로 부르는 것이 세계적인 대세이다. 이태리 말도 모르고 오페라 내용도 모르는 사람이 이태리 오페라를 보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마치 무성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아닐까.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오페라 자막이다. 그렇다면 이 자막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지금부터 약 30 여 년 전인 1983년 1월 토론토 캐나다 오페라단이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엘렉트라>를 공연할 때 처음 등장 하였다. 3개의 영사기를 사용해서 무대 위 스크린에 영어 자막을 쏘았다. 이 자막을 적극 추진한 것은 당시 이란계 캐나다 오페라단장인 로프티 만수오리였다. 오페라 종주국 이태리에서는 1980년대 말 피렌체에서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오페라<뉘른베르그의 명가수>를 이태리어 자막을 사용한 것이 최초의 자막이었고, 미국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1990년대에 처음 도입되었다. 우리 나라도 요즘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페라 가수들은 그 긴 시간의 오페라 가사는 어떻게 외울까. 오랜 시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그 긴 가사를 다 외우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혹시 외국에서 오페라를 보신 분들 중에 오페라 무대 앞쪽 가운데에 위로 약간 튀어 올라 온 검은 상자가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것을 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상자가 바로 '프롬프터 박스'이다. 객석에서 볼 때는 막혀 있는 상자지만 무대에서 볼 때는 앞이 열려 있어서 오페라 출연자들과 얼굴을 마주볼 수 있다. 이 상자 밑에는 한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공간에 '프롬프터(Prompter)'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들어가 있다. 프롬프터의 역할은 무대 위의 가수들에게 오페라 가사를 불러 주는 일을 한다. 오페라가 공연 시간이 길다보니 출연자들이 공연 중간에 가사를 깜빡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프롬프터가 가수의 귀에 들릴 정도의 크기로 가사를 읽어 주어 진행에 도움을 준다. 원래 프롬프터는 연극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오페라로 넘어와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프롬프터는 가사만 읽어 주는 것이 아니다. 가수가 노래를 잊어버리면 아예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연기 자세가 잘못되면 이것을 수정해 주기도 하고 가수의 위치도 알려주고 동작의 시작도 알려 준다. 그야말로 오페라의 숨은 주역이라 할 수 있다. 프롬프터는 음악적 수준이 상당한 전문가를 채용한다. 대부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하지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는 9명의 프롬프터가 있으면 그 중에 4명은 년봉 7만~10만 달러를 받으며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롬프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 이유가 시설도 미비하고 예산도 부족해서라고는 하지만 무엇보다 국내 성악가들이 프롬프터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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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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