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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국장

제목이 마치 죽기 아니면 살기의 기분으로 둘 중에 하나 택일 하라는 것 같다. 얼핏 조폭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지만 요즘의 우리 공연예술계의 현실이 이 정도로 벼랑 끝에 서있는 것 같다. 특히 지난 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에 관한 법' 일명 '김영란법'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일부에서는 우리 국민이 적응력이 빨라 조금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특히 민간기획사나 공연예술단체는 그 활구(活句) 찾기가 만만치 않다. 그동안 대기업의 협찬이나 후원에 의지해왔던 대형 기획사들은 더욱 더 그러하다.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면 도산하는 민간기획사나 공연단체가 생기는 건 시간문제다. 얼마 전에 끝난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초청 공연도 수십억을 들인 공연에 티켓의 최저가 9만9천원이 김영랑법에 해당되지 않는 2만9천원으로 내려서 판매하는 등 죽기 살기로 마케팅에 매달렸지만 적잖은 손실이 발생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인해 공연예술계가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법으로 인한 위기가 한편으로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도 여기에서 언급했지만 그동안 힘없는 예술단체나 관련 기관은 자신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상부기관이나 언론사에 그야말로 알아서 챙겨 상납하는 일이 적찮게 있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 언론사와의 관계는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다. 공연기획사나 공연단체에서는 신문에 자신들이 주최하는 공연에 대한 좋은 기사 한번 나고 안나고에 따라 티켓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니 어찌 눈치를 안보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일은 일부 기관과 단체의 얘기고 실제로는 도와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좋은 공연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기사 한줄 더 내주려 하고 프리뷰나 관람 후기를 잘 다뤄줘 민간기획사의 공신력을 높여 주기도 한다.

마케팅이 어려운 소규모의 기획사나 공연단체에 위해서 생존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그동안 행하여 왔던 불미스러운 관행을 깔끔하게 정리하는좋은 기회로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영랑법이 공연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는 하지만 지금의 상태라면 득보다는 오히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저렇게 끈끈하게 붙어 있던 혹 같은 것들을 과감히 도려내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면 실보다 득이 더 많아 질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일 것이다. 공연기획사나 공연 단체는 관객의 입장에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완성된 작품을 수입하여 무대에 올렸던 방법을 국내의 예술인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 공연물 창작에 아이디어를 모아 보기를 권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더욱 적극적으로 문화에 다가서고, 참여하고, 관여하고자 변화하고 있는 향유자들의 문화 향유권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집은 없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하고 밥은 못 먹어도 별다방(?) 커피는 마셔야 하고, 주말이면 연극 한편에 외식을 해야 하며, 비록 짝퉁일지언정 명품 한 두개는 들어야 하는 문화의 행태가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제 우리도 여기에 맞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그 틀을 바꿔보자. 공연예술이 숨쉬는 공기처럼, 늘 마시는 물처럼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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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