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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국장

2013년 한 해 동안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 수를 약 3천962만 명으로 통계되었다.(2014년 공연예술실태조사/2013년 기준) 이 중 뮤지컬 관객이 약 1천281만 명으로 전체 관객 수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연극은 약 731만 명, 서양음악은 약 504만4천 명이고 무용은 발레를 포함하여 187만 명 수준이다. 공연 제작비, 매출 등에서도 뮤지컬이 압도적이다.

2014년 우리나라 공연예술시장의 총매출액 5천억 원 중 뮤지컬이 차지하는 몫이 약 3천2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 60%를 넘고 있다. 공연시장에 황금알로 떠오른 뮤지컬의 상업적 가능성 동기부여는 2001년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 '오페라의 유령'의 공이 크다. 당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제작비 140억 원을 들여 약 1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50억 원의 수익은 당시 열악한 공연예술시장에서는 그야말로 황금알이 아닐 수 없다.

황금알의 유혹에 빠진 제작사들이 해외로부터 작품을 직수입하고,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유명 해외작품 라이센스 제작에 열을 올렸다. 샤롯데시어터를 비롯하여 디큐브아트센터, 블루스퀘어 등 뮤지컬 전용극장도 생겼다. 2013년 블루스퀘어 무대에서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는 공연 기간 4개월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6%에 총 매출 260억 원이라는 신화를 창조하였다.

이렇게 수입 뮤지컬이 풍요를 누리고 있는 반면 국내 창작 뮤지컬은 빈곤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년 수백 편의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기껏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애정을 갖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작비 회수는 고사하고 배우 출연료 주기에도 벅차다. 이렇듯 국내 창작 뮤지컬이 활로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작품의 완성도가 낮은 것이 첫 번째요, 재원의 빈곤이 그 두 번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은 공연시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연예술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력들에게도 적용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 활동 증명을 신청한 예술인과 문화예술관련 협회 또는 단체에 가입된 예술인 중 약 5천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인의 연 평균 소득이 1천819만원으로 나타났다. 그 중 40%는 겸업을 하고 있다. 겸업의 이유는 한마디로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1천819만원을 12개월로 나눠보면 월 평균 약 150만원이 된다. 하루 평균 5만원의 수준이다. 거의 12시간 이상 작품에 매달려야 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시급 6천원 아르바이트 수준보다 못하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산업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예술의 국민경제적 위상과 고용 및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공연예술이 연평균 8.48%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발표했다. 또 지난 5년간 공연예술의 사업체 수도 19.96% 증가하였고, 일자리 창출효과에서도 공연예술의 취업유발계수가 22.9로 제조업의 9.4, 서비스업 18.3보다 높은 고용창출력을 나타냈다. 고용을 늘었는지 모르겠지만 종사자들의 주머니는 여전히 썰렁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연예술시장은 약 6천억원 대에 육박하고 있다.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1조원대에 육박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공연예술시장이 이렇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발전 산업으로 인식되어 진다면 외형만 풍요로울 것이 아니라 이 분야에서 피땀 흘리며 종사하는 전문 인력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침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풍요로움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풍요롭지는 못할지언정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것 만큼만이라도 누리고 싶은 것이 그들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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