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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전 청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

매년 1월1일 오전 11시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 골든홀(Musikverein Golden Hall)에서는 빈필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전 세계 4억여 시청자에게 생중계되는 이 음악회가 올해로서 75주년을 맞았다. 1939년 당시 나치정권의 선전 장관이었던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에 의해 나치 선전 수단으로 시작된 이 음악회는 다소 우울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세계인 모두가 사랑하는 최고의 음악회로 자리를 잡았다. 빈필의 신년음악회는 음악회라기 보다 새해맞이 음악축제라 할 수 있다. 이 최고의 음악축제를 보기 위해 세계 90여 개국 이상의 나라 사람들이 가슴을 설레며 새해를 맞는다.

2016년 올해 빈필 신년음악회는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있는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가 지휘를 맡았다.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인 마리스 얀손스는 2006년, 2012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빈필 신년음악회 지휘봉을 잡았다. 그동안 빈필 신년음악회는 헤르베르트 폰 카랴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주빈 메타, 카를로스 클라이버, 로린 마젤, 다니엘 바렌보임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가 이 음악회를 이끌었다. 아시아 출신 지휘자로는 2002년 일본의 세이지 오자와가 유일하다. 내년 빈필 신년음악회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30대 젊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봉을 잡는다고 한다.

빈필 신년음악회의 레퍼토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를 주축으로 구성하는데 올해는 그동안 잘 소개 되지 않았던 칼 미하엘 지레르(Carl M. Ziehrer 1843-1922)와 '스케이터즈 왈츠'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에밀 발크토이펠(Emil Waldteufel·1837~1915) 그리고 요젭 헬메스버거(Joseph Hellmesberger·1855~1907) 등 다소 생소한 작곡가의 곡을 소개하였다. 늘 그래왔듯이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연주 전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와 빈필 교향악단 단원 모두가 관객들을 향해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하였다. 앵콜곡은 당연히 '라데츠키 행진곡'이었다. 어찌 보면 빈필 신년음악회 레퍼토리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귀에 익숙한 경쾌한 왈츠를 신년부터 듣는다는 것에 기분은 상쾌하다. 필자는 매번 티비를 통해 이 음악회를 볼 때마다 다음에는 나도 기필코 저 멋진 공연장 객석에 앉아 감상하리라고 생각하지만 매번 생각으로 끝나고 만다. 빈필 신년음악회 관람 티켓은 신년음악회가 끝나고 1월2일부터 23일까지 3주간에 걸쳐 온라인 또는 우편으로 차기 년도 예약을 받는다. 그리고 추첨을 통하여 1인당 2매까지 구매 기회를 주는데 당첨은 하늘에 별따기 보다 어렵다. 전체 티켓의 3분의 1 이상은 이미 예약자가 결정되어 있다. 티켓 가격은 30유로부터 1천유로까지 있고 암표는 우리 돈 700만원 정도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 음악회에는 일본인 관객들이 꽤 많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빈필 신년음악회를 봐왔는데 매번 전통 기모노 의상을 입은 일본 관객들이 보였던 것 같다. 묘한 경쟁 심리에 혹시나 한복을 입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까 하고 집중해서 화면을 보지만 눈이 나쁜 건지 아니면 지나간 건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이럴 때마다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올해는 그래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얼굴도 보이고, 낯익은 우리나라 사람 몇몇의 얼굴이 보여 나름대로 위안이 되긴 했지만 씁쓸함은 여전히 남는다. 내년 빈필 신년음악회에는 우리의 한복을 멋지게 차려 입고 우아하게 음악회를 감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봤으면 좋겠다. 그것도 단체로 많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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