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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전 청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

그동안 매번 쓰는 글이 예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그와 관련된 인물 위주의 글을 썼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답답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얼마 전에 민간 공연예술 단체에 근무하는 후배가 연락이 왔다. 자기네 단체가 이번에 창단 30주년을 맞게 되는데 기념공연과 함께 심포지엄도 개최를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공연은 꾸준히 준비 해왔기 때문에 걱정이 없는데 문제는 심포지엄이라는 것이다. 이 심포지엄 주제를 어떻게 정하면 좋겠냐고 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5년 전쯤에 이 단체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주제는 민간예술단체 재원 조성 있었다. 한마디로 민간 예술단체가 어떻게 해야 문 닫지 않고 예술 활동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이 심포지엄에 대학교수, 관련부처 담당자, 민간예술단체 실무자 등 민·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면서 나온 답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었다. 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하느냐는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했다. 뻔한 얘기에 그저 한숨만 나온다.

예술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으려면 공공예술단체 단원으로 입단해야 한다. 물론 월급이라는 명목으로 고정적으로 급여를 지불하는 민간예술단체도 있지만 대부분은 작품에 따라 수당으로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민간과 공공예술단체의 급여 수준은 거의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발레의 예를 들면 민간단체의 수석 무용수의 급여는 국립발레단의 군무(群舞)에 출연하는 코러스단원 보다도 적다. 90년도 중반 즈음 연극판에서 잠시 활동한 적이 있었다. 당시 단순한 호기심에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들의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해보았더니 평균 연봉이 300만원에서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다. 그야말로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일부 연극인들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대문 시장 등 야시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물론 작품 당 1천만원 이상 받는 배우들도 있지만 그건 극히 일부에 해당된다. 연극이나 무용이나 음악이나 순수예술 활동을 벌이의 수단으로 하는 사람치고 쪼들리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오로지 예술을 사랑하는 죄로, 내가 아니면 누가하겠냐는 사명감 하나로 온갖 수모와 좌절을 딛고 지금도 말없이 그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이 경쟁력이라 했다. 문화의 발전이 그 나라의 발전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 했다. 이제까지 중앙정부는 국공립예술단체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노력은 이제 어느 정도 결실은 맺어 몇몇 단체는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정부가 민간예술단체가 맘 놓고 창작활동을 하며 그들이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기업이 민간예술단체를 후원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조금만 민간예술단체에 관심을 가져 준다면 공연을 끝내고 돈 몇 푼 더 벌기 위해 새벽시장을 가야 하는 일도, 몇 푼 벌이를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하는 일도 그리고 아무도 없는 한 평짜리 단칸방에서 쓸쓸하게 죽어 가는 일도 없어 질 것이다. 배우가 있어야 연극을 볼 수 있고 연주자가 있어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예술이 있어야 우리 삶이 윤택해지고 생활에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에 눈을 돌리고 누구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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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