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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1년 앞둔 고교생들의 아쉬움과 그리움

가슴 뭉클한 사연 한권의 책에 담았다
충주 주덕고 학생·교사·졸업생·학부모 참여
2022년 35회 졸업생 마지막으로 문 닫아

  • 웹출고시간2020.12.21 17:21:42
  • 최종수정2020.12.21 17:21:42

충주 주덕고 학생과 교사들이 폐교 1년을 앞두고 아쉬움과 그리움을 담을 책을 펴낸 뒤 지난 17일 이를 기념하는 특별 도서 축제를 열고 있다.

[충북일보]폐교를 1년 앞둔 충주 주덕고등학교 재학생들과 졸업생, 교사, 학부모들이 곧 사라질 학교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2022학년도 35회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충주 주덕고 재학생과 교사·졸업생, 한때 이 학교에 몸담았던 교사, 학부모들은 폐교를 안타까워하며 각자의 꿈과 추억을 담은 책을 펴내기로 뜻을 모았다.

23편의 경쟁작을 제치고 선정된 '들어오니 주덕, 알고 보니 주덕, 그럼에도 주덕'이라는 책 제목에는 학생들의 입학당시 절망감, 학교생활에서 느낀 새로움과 꿈, 폐교를 앞둔 아쉬움과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책속에는 얼마 전 아버지를 여읜 한 학생이 깊은 상실감을 표현한 짧은 시화 '방문을 열면 그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부터 학교생활의 크고 작은 이야기, 온갖 말썽꾸러기들을 변함없는 애정과 격려로 감싸 주던 교사들의 솔직한 감동 일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자신을 변화시켜준 모교 교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한 졸업생들의 글에서는 오십을 훌쩍 넘긴 1회 졸업생들이 삼십여 년 전 경험했던 풋풋한 추억과 후배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재학생들의 글은 꾸밈없는 일상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3학년 이진 학생의 글은 주덕고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줬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진 학생은 "사실 나는 우리학교가 정말 싫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맘에 들지 않았다기보다 긍정적이고 예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었다"며 "그런데도 나는 이 학교에서 깨닫고 얻은 것들이 많다. 도망치지 않는 법과 세상에 당연한 것들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사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 모든 상황에서 소소한 재미와 행복을 찾는 법과 조금은 물러서는 법도 배웠다.(중략) 앞으로 더 지혜롭고 멋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세상을 예쁘게 바라보는 방법을 알게 해준 주덕고가 나는 고맙다"고 썼다.

전교생 스무 명 남짓의 학생들과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희 교사가 제목 공모전에서 원고청탁에 이르기까지 책 출판을 이끌었다.

지난 9월 기획을 시작한 책 편집 작업은 도서편집 자율동아리 '부크크' 회원들이 교내외 곳곳에서 찍은 풍경 사진을 곁들이면서 완성됐다.

학생들의 솔직한 심정을 담기 위해 이 책에 실린 원고는 거의 수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 책은 총 200부 인쇄돼 도내 중등학교와 교육청에 배부된다.

이번 책 편찬에 참여한 1회 졸업생 권현순(충주)씨는 "학교 다닐 때 내가 받은 것들이 너무 많아 나도 무언가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 싶었다. 형편이 되면 장학금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이제 그럴 기회가 없어졌다"며 "그래도 이 한 권의 책이 있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내 청춘을 고스란히 들여다보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덕고는 지난 17일 학생 27명과 교직원 12명이 모여 책 출간을 기념하는 특별한 도서 축제를 열었다.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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