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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02 17:34: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신미(信眉·?-?)대사의 법호가 이례적으로 길고 극존칭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미대사가 문종으로부터 받은 법호는 '대조계 선교종 도총섭 밀전정법 승양 조도 체용 일여 비지 쌍운 도생 이물 원융무애 혜각 종사(大曹溪禪敎宗都總攝密傳正法承揚祖道體用一如悲智雙運度生利物圓融無·惠覺宗師)로, 무려 37자에 달한다.

그러나 이 법호는 사실은 문종이 아닌 세종이 준비했던 법호였다. 세종은 궁궐내 내원당 건립 등 신미대사의 불사에 감사를 표시하는 의미로 '선교종 도총섭 밀전정법 비지싸운 우국이세 원융무애 혜각존자(禪敎宗都摠攝 密傳正法 悲智雙運 祐國利世 圓融無· 慧覺尊者)'라는 긴 법호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이 법호를 내리기 전에 승하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아들 문종이 대신 전하게 된다. 골수 유교분자들인 대신들이 "그 법호는 안 된다"며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그들이 보인 반응 정도는 '국조 이래로 이런 승직이 없었다'(문종실록)라는 것이었다.

하위지는 "안팎이 눈을 비비며 간절히 유신(維新)의 정치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정사에서 간사한 중에게 존호를 내리시었으니, 바르지 못한 것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라는 내용의 상소를 했다.

본문에 등장하는 '간사한 중'은 바로 신미대사를 지칭하고 있다. '간절히 유신의 정치를 바라고 있습니다'라는 표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신정치'하면 생각나는 것은 '박통시절'이나 이때도 같은 표현이 등장했다. 다만 지칭하는 것이 달랐다.

박통 때는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하위지가 언급한 유신정치는 '세종 때처럼 불교를 가까이 하지 말고 국시인 유교를 숭상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논쟁에서 문종은 "신미대사 법호는 내가 한 것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변명했다. '임금이 말하기를, "신미에 대한 칭호는 선왕께서 정하신 것이다. 다만 미령(未寧)하심으로 인하여 시행하지 못하였을 뿐이요, 내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문종실록>

문종 집권초에 벌어진 이 사상 논쟁에는 사육신의 주모자가 되는 백팽년까지 가세했다. 그는 대신들이 아무리 상소를 해도 문종이 요지부동하자 급기야 신미대사의 가족 내력까지 들춰냈다. 이때 우리고장 영동의 지명도 등장한다.

'신미의 아비 김훈(金訓)이 영동현(永同縣)에 살고 있었는데, 신미가 일찍이 김훈에게 권하여 술과 고기를 끊게 하였습니다. 하루는 김훈이 (술과 고기) 먹고 돌아와서 신미에게 말하니, 신미가 말하기를, '아버지가 거의 부처가 다 되었는데, 오늘 고기를 먹었으니 일은 다 틀렸습니다. 청컨대 참회하여 부처님께 백 번 절하소서.' 하니…'-<〃>

서두에 세종이 준비한 신미대사 법호는 아들 문종대에 이르러 내려진다고 밝힌 바 있다. 모두 길지만 두 법호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세종이 준비한 법호에는 '祐國利世'(우국이세·나라에 도움을 주고 세상을 이롭게 했다'라는 표현이 있지만 사상논쟁 후 문종이 내린 법호에는 이 표현이 빠져 있다.

이 문장이 지금도 해석의 논란을 낳고 있다. 세종은 어떤 이유에서 신미대사에게 '나라에 도움을 주고 세상을 이롭게 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었을까. 혹자는 세종이 한글창제 작업을 할 때 신미대사가 도움준 것을 표현한 것으로 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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