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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13 19:18: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괴강 건너편 괴산읍 능촌리에 충민사(忠愍祠)라는 사당이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를 김시민(金時敏·1554∼1592) 장군의 위패만을 모신 사당으로 알고 있다.

김시민은 임란 종전후 '육지의 이순신'으로 불릴 정도로 명장이었다. 그는 왜적 2만명을 맞아 불과 3천여명의 병력으로 7일간 진주성에서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였다. 비록 적의 유탄을 맞아 숨지기는 했으나 진주성을 방어해 냈다.

그러나 충민사는 단수가 아닌 복수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은 김제갑(金悌甲·1525∼1592)이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원주목사로 있었다.

그는 왜장 모리가 거느린 왜군이 관동지방을 휩쓴 뒤 원주를 침공하여오자 가족과 주민을 이끌고 경내의 요새인 영원산성으로 들어가 지구전을 벌였다.

그러나 70살이 거이 다 된, '고령의 문관'이었던 거는 산성의 허점을 틈탄 왜군의 공격으로 결국 성이 함락됐고, 부인, 아들 등 전가족이 몰살됐다.

사실 그가 전장에서 최후를 맞은데는 불운이 크게 작용했다. 방금 '고령의 문관'이라고 표현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고령인 관계로 '임지를 교대하라'는 명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서쪽 변방의 일이 우려됩니다. 이산군수 이숭곤은 비둔하고 창성부사 김제갑은 늙고 병들었으며, 의주 목사 이양중은 한 해가 다 가도록 병석에 누워 있으니, 아울러 체직하소서" 하고…'-<선조실록>

인용문 중 체직은 임지를 교대하는 것을 말한다. 사료에는 그가 왜 원주목사로 부임했는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전쟁으로 국가 시스템이 뒤죽박죽 되면서 은퇴가 아닌 원주목사 발령을 다시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2012)은 임진왜란 칠갑(七甲)이 되는 해이다. 즉 '1592(임란 발발)+60(甲)x7=2012년'이 된다. 이와 관련, 조선시대에는 60년마다 돌아오는 甲제사를 거의 빠뜨리지 않고 지냈다.

'오래도록 잊지 않는 뜻과 충성에 보답하고 절개를 장려하는 훌륭한 덕에 대해 참으로 흠모하여 마지않는데 내년은 바로 옛날의 그 해(임진왜란 지칭) 입니다. /.../ 순조 때에 시행한 전례대로 내년 봄에 제사를 지내주는 것이 어떻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고종실록>

현재 그가 마지막을 맞이했던 원주역 광장에는 충렬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생전의 그는 충청도관찰사를 지내는 등 우리고장과 적지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 고 노산 이은상 시인이 충민사를 찾아 '충렬사 두 충신'이라는 산문과 시를 남겼다.

'장하지 아니하랴. 68세의 늙은 연세이면서 어찌 그같은 의기와 정열로 자기의 최후를 의롭게 마칠 수가 있었던가. 이같이 한 분은 늙고, 한 분은 젊은, 두 분의 영위 앞에 한 번 더 엎디어 절하고 물러나오면 마음의 노래를 바친다.'-<기행문 '가을을 안고' 중>

충렬사는 충민사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쉬우면서 간결하지만 힘이 느껴진다. '젊은 의기 떨치신 이여 / 우뢰같은 님이시외다 / 늙을수록 곧으신 이여 / 대같은 님이시외다 / 가슴에 두 어른 받드오니 / 겁낼 것이 없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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