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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3 16:52: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지리서는 말 그대로 당시의 지리 환경과 문화에 대한 인문적인 기록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수정할 내용이 반드시 생겨나게 된다. 세종 때의 관찬 지리서로 '동국여지승람'이 있다.

이를 새롭게 수정·보완한 것이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이다. 제목에 '新增'(신증)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은 수정·보완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이행(1478∼1534)이 진전문(進箋文)과 서문(序文)을 쓰는 등 사실상 대표저자 역할을 했다. 진전문은 책의 성립 과정을 알리는 문장을 말한다.

이행은 용재집을 남길 정도로 문장이 뛰어났고, 글씨와 그림에도 능했다. 그러나 이행은 유배와 이배를 거듭하고 또 평안도 유배지에서 최후를 맡는 등 불우한 삶을 살았다.

첫번째 시련은 1504년 갑자사화 때 홍문관 응교로 있으면서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윤씨의 복위를 반대한 것에서 찾아왔다. 그는 이 사건으로 곤장 60대를 맞고 우리고장 충주로 유배됐다.

'전교하기를, "승지 박열·이계맹은 금부에 가서 홍문관 원에게 형장 때리는 것을 감독하여 외방에 부처(付處)하게 하라. 박안성은 장형을 속받고 진잠에 부처하고, 응교 최숙생은 장 60을 때려 신계에 부처하고, 부응교 이행(李荇)은 장 60을 때려 충주에 부처하고, (…) 저작 김내문은 장 70을 때려 청안에 부처하고, 정자 강홍은 장 70을 때려 익산에 부처하라" 하였다.'-<연산군일기>

연산군 때는 이른바 선비들이 화를 입는 사화(士禍)의 시기였다. 나라의 인재들이 통치자를 잘못 만나 무수히 희생당했다. 인용문 뒤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이어진다.

'이때 대간(臺諫)이 되었다가 죄를 입은 자가 매우 많으므로 무릇 조사(朝士)들이 모여 이야기할 때 서로간에 가리키며 말하기를, 아무개가 대간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 손을 저으며 '불상(不祥) 불상'이라 하였었다.'-<연산군일기>

'불상'은 상서롭지 않다는 뜻으로, '불쌍하다'의 옛말이다. 이행은 우리고장 충주로 유배될 때의 심정을 시로 지었고, 이를 謫居錄(적거록)이라는 문집에 남겼다.

총 25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이중 죽산과 무극역에서 지은 각 1편씩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는 충주 유배지에서 지은 것이다.

그는 죽산을 지나갈 때의 심정을 '풍년의 상이 이미 이루어졌으니 / 부지런히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쉰다고 말하지 말라 / 어찌 견디랴 병든 두 눈으로 / 북으로 돌아가는 구름 보내며 단념하는 것을'이라고 적었다.

북쪽은 자신이 살던 곳이지만 애써 그곳 보기를 외면하고 있다. '記悔'(기회·후회를 기록하다)라는 시에서는 '평생에 잘못하여 괜히 선비가 됐나니 진작에 농부가 못 된 것을 후회하노라'라고까지 하였다.

'遠憶'(원억·멀리서 생각하다)이라는 시에서는 가족애와 기약없는 유배생활에서 오는 불효의 마음을 절절하게 적고 있다.

'멀리서 두 아들은 생각하노니 / 너희들 미옥이 각기 청수했지 / 작은 아이는 젖을 떼지 못하고 / 큰 녀석은 아직 옷을 이기지 못했지 / 너희는 지금 어미 품안에 있어도 / 나의 마음 오히려 잊지 못하는데 / 부모님께서 나를 생각하는 마음 / 그 절박함에 어찌 비교되리'-<적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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