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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쓰는 청주시 MZ공무원 늘었다

9급 공무원 의원면직 수 최근들어 급증
올 들어 1분기에만 12명 공직사회 떠나
낮은 임금·저녁이 없는 삶 등이 주원인
"공무원 둘이 결혼하면 기초수급자" 자조

  • 웹출고시간2023.04.11 21:04:08
  • 최종수정2023.04.11 21:04:08
[충북일보] 청주시 소속 9급 공무원들의 의원면직 수가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최저시급보다 적은 임금과 잦은 야근으로 인한 '저녁이 없는 삶' 등에 이른바 현타(현자타임의 준말, 깨달음을 얻은 상태)를 느끼면서 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면직을 신청한 9급 공무원은 27명으로, 2021년 20명보다 7명 늘었다.

청주·청원 통합 직후였던 2015년 12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더욱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달간 의원면직을 신청한 공무원은 12명에 달했다.

시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시 소속 9급 의원면직자에게 퇴직 사유를 물어봤더니 전체 67명 중 31명이 '재취업준비'라고 답했다.

공직사회에선 9급 공무원의 의원면직 수가 늘어난 이유를 낮은 임금에서 찾는다.

2023년 기준 9급 신규 직원의 임금은 세전 월 177만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기준인 201만원보다 30만원 가량 낮다.

주변 선배 공무원들의 "몇 년만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조언에 몇 년을 더 근무해보지만 2년차엔 179만원, 3년차 182만원, 4년차 186만원 수준이다.

9급 공무원 승진연한인 5년을 꽉 채워 승진하면 호봉 수가 1등급 삭감되고 8급 4호봉이 된다.

이때가 되어서야 201만원의 임금을 받게되면서 최저임금과 똑같아진다.

10년을 근무하면 괜찮아질까.

10년을 근무했다고 가정할 경우 8급 9호봉에 해당하고 이때의 월급은 248만원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월급 327만원보다 80만원 가량 적은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직 사회 내부에선 자조섞인 말들이 쏟아져나온다.

한 공무원은 "직원들끼리 '공무원 둘이 결혼하면 차상위계층'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외벌이 공무원의 경우 월급만으로는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도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신규 공무원들의 의원면직을 부추기는 또다른 이유로는 '저녁이 없는 삶'이 꼽힌다.

공무원은 9시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 and life balance)'의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꼽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공무원 내부의 목소리다.

낮에는 각종 민원을 처리해야하고 저녁 6시 이후가 되어서야 자신의 본 업무에 손을 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말마다 출근해 밀린 업무까지 하고나면 일반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고, 여기다 이른바 무리하게 민원을 주장하는 '몬스터 민원인'이라도 상대하게 되면 퇴근시간이 지나도 본연의 업무를 처리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 공무원은 "터널 끝에 빛이 보여야 그 길을 걸어갈텐데 지금은 전혀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의원면직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요즘들어 실감된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선배 공무원은 "과격한 민원인들이 찾아오면 과거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에게 한없이 저자세로 일관하고도 '공복이니까 당연하지'라고 생각했다면, 요즘 직원들은 자존감이 높아 '나도 같은 시민인데 너무한 것 아니야'라는 생각에 더 많은 상처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올해 전국 9급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은 29.2대 1로, 지난 1992년 19.3대 1 이후로 가장 낮았다.

시 인사팀 관계자는 "공직사회를 떠나는 신규직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선배 공무원과 후배 공무원을 이어주는 '리버스' 사업 등을 비롯해 다양한 직원 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신규 직원들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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