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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설특집]한국에서 설맞는 외국인 근로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억척스럽게 사는 방글라데시 아민씨
몽골 미가씨…"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싶어요"

  • 웹출고시간2021.02.09 21:41:40
  • 최종수정2021.02.09 21:41:40
[충북일보] "고국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이 보고 싶지만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갈 수 없어요."

설을 맞아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이루는 훗날을 기약하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 있다.

음성의 한 자동차 배터리 재료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국적의 아민(38)씨.

그는 2010년 10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입국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건물을 짓고 옷가게를 차리는 것이 아민 씨의 꿈이다.

그는 얼마 전, 한국에서 번 돈으로 방글라데시 고향에 땅을 샀다.

하지만 이런 아민 씨에게도 매년 명절이 되면 가족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달랠 길 없다.

이역만리 머나먼 땅에 떨어져 있지만 어린 딸과 몸이 아파 고생하는 어머니가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 김태훈기자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참고 또 참는 아민씨.

그는 "고향 보리샬에 아내 똔이(25)와 딸 아디바(3)가 있고 부모님이 계신다"며 "아내는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고, 어머니는 간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명절 고향을 찾는 한국인 친구들을 보면 가족의 생각이 간절하지만 내가 돈을 벌지 않으면 가족들의 생계가 어려워 집에 갈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국에서 억척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서 번 돈의 대부분은 고향 가족들에게 보내고, 남은 생활비를 다시 아껴 저축을 한다.

아민 씨는 얼마 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공장에서 멀지 않은 외국인지원센터에 다니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그는 "한국 체류기간을 연장하고 아내와 딸을 데려오려면 특정활동(E-7) 비자가 필요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이 비자를 취득하려면 사회통합프로그램 종합평가(국어 능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시험) 4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아민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말이 서툴러 무척이나 고생했다.

이슬람교도인 그는 "말이 통하지 않아 한국에서 '할랄(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구하지 못해 2주간 달걀만 먹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 후 한국말을 썩 잘하는 고향친구 임난(35) 씨를 만난 덕분에 한국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을 덜 수 있었다.

아민 씨는 공장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다른 외국인 동료 4명과 함께 지낸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도 없고 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고국에 가지 못한다"면서 "설 명절 때 친구들과 고향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국생활의 아쉬움을 달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태훈기자
한국에서 취업준비 중인 몽골 국적의 미가(37·여)씨 역시, 매년 명절이 되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평소보다 커지는 탓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늘길이 막혀 가족들의 얼굴을 못 본지 벌써 2년째.

예전 같으면 고국에 못 가더라도 제2의 고향이 된 한국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명절을 보냈겠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미가 씨는 2015년 7월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해 9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가 씨는 현재 음성의 한 부직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부직포 공장에서는 구직활동이 어려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2년 정도 경력을 쌓고 몽골로 돌아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에서 한국드라마를 보고 오래 전부터 한국 유학을 꿈꿔왔다. 2015년 사회복지사의 꿈을 펼치기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 면사무소 공무원을 그만두고 한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미가 씨는 요즘, 일주일에 이틀은 부직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외국인지원센터를 찾아 한국어를 배우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어 실력을 쌓아 E-7 비자를 취득, 사회복지사로 일하기 위해 낯선 이국땅에서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버텨가고 있다.

미가 씨는 "몽골에도 한국의 설날과 비슷한 명절이 있다. 음력 1월 1일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날로, 어른들이 사는 집을 찾아가 세배를 하고 새해 덕담을 나눈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와 한국말이 서툴러 설 연휴기간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음식은 생선회만 빼놓고 매운 음식도 다 잘 먹는다. 설 연휴 때에는 인천에 사는 이모 집을 방문해 '브즈(몽골만두)'를 만들어 먹으며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음성 / 주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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