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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명소 된 '대전',잡초밭으로 변한 '세종'

강물 이용 놓고 두 도시서 완전히 대조적 현상
대전은 수상스포츠 체험장, 세종은 물 뺀 채 방치
세종시민들 "대전은 되는데 세종은 왜 안 되나"

  • 웹출고시간2019.09.01 15:06:07
  • 최종수정2019.09.01 15:06:07

환경부가 작년 2월 수문을 전면 개방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8월 31일 오후 현재 세종보 바로 아래 모습. 강 바닥이 거대한 잡초밭으로 변했다.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 최준호기자] 지형 여건이 비슷한 도시인 세종과 대전에서 강(하천)물 이용을 둘러싸고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전에서는 2개의 보(洑)를 이용해 가둔 물에서 시민들이 각종 수상레저스포츠를 즐긴다. 반면 수문이 전면 개방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세종보는 거대한 잡초밭으로 변하면서 사람들 발길이 사라졌다.

올해 2월 22일 촬영한 금강 세종보 바로 아래 모습. 환경부가 작년 2월부터 보의 수문을 전면 개방한 지 1년만에 강 바닥이 사막처럼 변해 있다.

ⓒ 최준호기자
◇대전시는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 운영

8월 마지막 날인 31일(토) 오후 2시께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갑천수변공원(엑스포대교~둔산대교 사이).

맑은 하늘 아래 넘실거리는 강물 위에서 사람들이 카약·용선(龍船·드래곤보트)·보트 등을 타고 있었다.

대전시체육회가 대전시와 계룡건설의 후원을 받아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019 갑천수상스포츠 페스티벌(축제)'을 연 것이다.

환경부가 작년 2월 수문을 전면 개방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8월 31일 오후 현재 세종보 모습. 바로 위쪽도 강 바닥이 대부분 잡초밭으로 변했다.

ⓒ 최준호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전국패들보드 챌린지대회'와 함께 수상기구 체험프로그램과 어린이 물놀이장도 각각 무료로 운영돼 인기를 끌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 및 3학년생 딸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변선희(42·주부·세종시 한솔동)씨는 "올해 처음 행사장을 찾았는데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했다"며 "세종시에서도 이런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 바로 아래의 8월 31일 오후 모습. 환경부가 작년 2월 보 수문을 전면 개방한 뒤 강물이 줄어들면서 만들어진 웅덩이에 더러운 물이 잔뜩 고여 있다.

ⓒ 최준호기자
대전시내에는 금강으로 유입되는 3대 하천(갑천,대전천, 유등천)이 흐른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갑천의 중심 부분은 엑스포대교 상·하류에 설치된 2개의 보(대덕보,도룡가동보)로 인해 연중 대부분의 기간 수위(水位)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기 전인 2017년 여름까지만 해도 수상레저스포츠용으로 쓰이던 마리나(배 정박 시설)가 8월 31일 현재 폐쇄돼 있다.

ⓒ 최준호기자
이 같은 여건을 활용,대전시는 지난 2012년 8월 개장한 갑천수변공원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을 매년 4~10월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이나, 여름철(7~8월)에는 오전 10시~오후 7시로 3시간 늘어난다.

시 관계자는 "작년까지 6년여 동안 전국에서 연인원 25만여명이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을 이용했다"며 "최근에는 세종시민도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8월 31일 현재 세종보 인근에 설치돼 있는 금강 안내 지도. 세종보 안내문에 물이 잔뜩 고인 보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눈길을 끈다.

ⓒ 최준호기자
◇세종은 물 흐르던 강→모래밭→잡초밭

기자는 이날 대전 갑천수변공원에 이어 오후 4시 40분부터 약 2시간 동안은 세종보(세종시 한솔동~대평동)를 둘러봤다.

세종보는 금강을 기준으로 갑천의 하류(갑천수변공원에서 직선으로 약 16㎞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런데 5개여월 전인 지난 3월 22일 찾았을 당시만 해도 돌바닥에 모래밭이었던 보 바로 아랫 부분은 '거대한 잡초밭'으로 변해 있었다.

8월 31일 현재 세종보 아래 모습. 환경부가 작년 2월 보의 수문을 전면 개방한 뒤 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장자리에 더러운 물이 고여 있다.

ⓒ 최준호기자
대부분의 잡초가 지난 여름 동안 키가 2m가 넘을 정도로 자라나, 어른도 걸어가기가 어려웠다.

보 동쪽 끝에 설치된 어도(魚道·물고기 길), 상류 한두리대교 아래에 만들어진 웅덩이 등에는 더러운 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망가진 경관으로 인해 휴일인데도 보에서는 사람을 전혀 구경할 수 없었다. 보가 개방되기 전인 2017년 여름까지만 해도 수상레저스포츠용으로 쓰이던 마리나(배 정박 시설)는 폐쇄됐고, 배(행복호)는 인근 주차장에 방치돼 있었다.

세종보 윗쪽에 있는 한두리대교의 8월 31일 모습. 다리 아래에 물이 거의 없어 '대교'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 최준호기자
당초 많은 시민이 이용하도록 만들어진 세종보는 이처럼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도 인근에는 물이 가득 고인 세종보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설명이 곁들여진 금강 안내 지도가 설치돼 있었다. "세종공원 세종보: 한반도의 미래가 담길 세종시의 중심부에 있는 명품 보. 금강변 생태 환경공원인 세종공원과 접해 있는 명소이다."

보 동쪽 출입구에 서 있는 '사고 위험 안내판'도 수문을 개방하기 전과 내용이 달라진 게 없었다.

"하천 펄이 깊어 매우 위험하므로 접근을 금지합니다. "

세종보 윗쪽에 있는 한두리대교의 2014년 8월 27일 모습. 환경부가 2017년 11월 보의 수문을 부분 개방하기 전만 해도 이 다리는 풍부한 강물과 인근 첫마을아파트가 어우러진 야경이 매우 아름다워 전국에서 1년 내내 많은 사진작가가 몰리는 곳이었다.

ⓒ 행복도시건설청
◇시민 "평양도 대동강에 물 가득 고여 있는데…"

금강을 기준으로 상류인 대전에서는 수상레저스포츠가 활성화된 반면 하류인 세종에서는 사라진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는 세종시민이 적지 않다.

인구 규모나 지리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강물이 오염될 가능성은 대전이 세종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8월 31일 대전 갑천수변공원(엑스포대교~둔산대교 사이)에서 열린 '2019 갑천수상스포츠 페스티벌(축제)' 모습.

ⓒ 최준호기자
이날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 아래에서 자전거를 타던 정민철(37·회사원·세종시 보람동)씨는 "세종은 인구가 대전의 약 5분에 1에 불과한 데다,세종보는 오래 전 만들어진 대전시내 보들보다 성능이 우수할 텐데 정부가 왜 활용을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수민(52·주부·세종시 아름동)씨는 "서울이나 외국 유명도시는 물론 심지어 북한 평양도 중심을 흐르는 대동강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있어 경관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며 "세계적 명품도시를 지향한다는 세종에서 강물이 사라진다는 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8월 31일 대전 갑천수변공원(엑스포대교~둔산대교 사이)에서 열린 '2019 갑천수상스포츠 페스티벌(축제)' 모습.

ⓒ 최준호기자

대전 갑천의 중심 부분은 2개의 보(대덕보,도룡가동보)로 인해 연중 대부분의 기간 수위(水位)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같은 여건을 활용,대전시는 지난 2012년 8월 개장한 갑천수변공원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을 매년 4~10월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 최준호기자

대전 갑천의 중심 부분은 2개의 보(대덕보,도룡가동보)로 인해 연중 대부분의 기간 수위(水位)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사진은 8월 31일 오후 둔산대교 아래 모습.

ⓒ 최준호기자

대전 갑천수변공원과 세종보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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