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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맑은고을 청주 둘레길 2코스

후끈 달아오른 도심 속'비밀 정원'의 은밀함을 즐기다

  • 웹출고시간2011.07.21 18:14: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맑은 고을 청주 둘레길 2코스

청주 예술의전당~시계탑~매봉공원~구룡산(163m)~미평동~이마트~용평들~무심천~무농정

지리한 장마 끝에 찾아온 불볕더위의 광기는 거의 살인적이다. 날마다 덧씌워지는 '폭염경보'속에 열기로 가득찬 도심은 가만히 있어도 푹푹 찐다. "이런 날씨에 어딜 가려고요·" 걱정스레 바라보는 시선들을 뒤로 하고 나름 씩씩하게 나서 보지만 걱정이 앞서는건 사실이다.

운천동과 사직동을 잇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 둘레길은 시작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예술의전당 너른 광장과 체육회관 그리고 야구장과 종합운동장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깅을 하는 사람, 배드민턴 라켓을 메고 가는 사람들까지 '폭염경보' 따윈 상관없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은 언제든 어디서든 활기차다.

체육관앞에서 서청주 방향으로 난 플라타나스 가로수길을 따라 잠시 걷다보면 시계탑 오거리다. 키다리 시계탑의 시간은 여전히 제멋대로다. 게다가 빽빽하고 화려한 도심속에 묻힌 키다리 시계탑은 더없이 작고 초라하다. 30여년전 '사직동 시계탑'은 청주시의 상징중 하나였다. 호출기, 휴대폰이 없던 시절 '이정표' 혹은 '만남의 장소'로 각광을 받을 정도로 모르는 사람 없었던 시계탑이지만 세월과 함께 방치된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이다.


모충동으로 연결되는 도로 양옆으로 형성된 아파트숲은 하늘마저도 가릴듯 높다. 차파트 담벼락을 끼고 도는 한뼘지기 숲은 그나마 물인듯 산소인듯 반갑다. 마치 도심속 비밀정원 같다. 모충동 넘어가는 언덕배기를 오르는 주택가 골목길의 소박함이 정겨운 것은 아파트 생활에 길들여진 일관성 때문이려나...다 들여다 보이는 집집마다의 세간들이 아기자기 하고 빛바라기 하고 있는 장독대의 풍만함이 궁금하다. 대문밖 그늘에 둘러앉아 풀어놓는 수다조차 참견하고픈 골목길 풍경. 한동안 잊고 있었던 시절에 한 장면 처럼 아련하다.


골목길을 가로질러 둘레길은 또다른 비밀정원 매봉공원으로 향한다. 초록 병정에 둘러싸인 숲속 세상은 그보다 더 편안할 수 없다. "세상에 이런곳이 있었어 이렇게 좋은 숲이 도심 속에 숨어있었단 말야" 연신 늘어놓는 감탄사는 즐거운 추임새가 되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도심속에 위치한 숲은 인근 아파트와 서원대학교, 우편집중국등 등로는 다양하다.

야생동물 이동로인 생태육교를 이용하여 구룡산으로 연결된다. 분평4거리와 충대병원앞 개신5거리를 통과하는 제1호 순환로가 구룡산과 매봉공원 사이를 지나는데 이곳에 생태육교를 설치한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마음놓고 이산저산 옮겨다닐 수 있도록 구름다리로 이어놓은 것이다. 매봉산과 구룡산은 개신동, 모충동, 수곡동, 산남동, 미평동, 성화동으로 둘러있어 어느 곳으로든 이어지는 샛길은 무수히 많다. 구룡산 하면 두꺼비와 원흥이 방죽이 떠오른다. 원흥이 방죽은 산남동 법원 앞에 위치한 방죽이다. 산남동 택지개발로 인하여 두꺼비 생태보존을 위한 환경단체와의 조율과정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방죽이다. 청주 산남동에는 두꺼비를 위한 생태공원이 있다. 전국에 생태공원은 많지만 두꺼비를 테마로 문을 연 공원은 두꺼비생태공원이 처음이다. 공원에는 두꺼비가 알을 낳는 원흥이방죽이 있고, 주변에는 두꺼비가 살아가는 구룡산이 연결되어 있다. 봄이면 두꺼비가 알을 낳기 위해 방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둘레길은 미평동쪽으로 향한다. 청주교도소 팻말을 따라 숲길은 한동안 이어진다. 따가운 햇살이 가득한 바깥세상과는 달리 숲그늘 아래 바람 또한 달콤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숲을 벗어나니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와락 대든다. 소로를 따라 상당교회와 이마트앞 도로를 건넌뒤 개울길을 따라 용평들로 접어든다. 드넓은 용평들의 푸르름을 가르며 둘레길은 무심천을 마주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남석천, 고려시대에는 심천, 조선시대에는 석교천과 대교천, 일제강점기에는 무심뚝으로 불려왔다고 전해지고 있는 무심천은 청원군에서 발원해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남일면 상대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청주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미호천에 합류하고 금강을 거쳐 서해에 까지 이르는 길이 34.5km의 금강의 제2지류이다.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사람을 모이게 한다고 했던가...무심천을 중심으로 청주시가 발달해 있으며, 미호천과의 합류지점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다. 무심천 동쪽으로는 자동차 하상도로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또한 서문대교와 청주대교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무심천 체육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은 각종 운동시설과 롤러스케이트 트랙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콘서트나 여러 행사들이 열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운동과 문화행사등을 즐길 수 있다.


무심천을 따라 걷던 둘레길은 방서교를 건너 방서4거리 언덕위 숲속에 자리한 무농정(務農亭 충청북도 기념물 제85호)에 올라 도심속 비밀정원의 은밀함을 즐긴다. 무농정은 청주를 본관으로 하는 대표적인 씨족인 청주한씨와 관련된 유적으로 청주한씨의 시조인 한란(韓蘭)이 청주 남쪽의 넓은 들판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낮은 구릉위에 정자를 짓고 농사에 힘쓰도록 권장하기 위해 세운 정자이다.


도심의 소음은 걸러지고 가시같은 햇살도 피해가는 무농정 기둥에 기대어 졸고있는 사람조차 풍경이 되는 도심속 비밀정원은 맑은고을 청주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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